최근 협력하던 한 회사의 사정이 급격히 어려워졌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제3자의 시선으로 보아도 조만간 큰 위기를 맞이할 것 같은 아슬아슬한 상황입니다. 누군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어 주면 좋겠지만, 냉혹한 사회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피해가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서둘러 관계를 끊어내기 바쁩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그 회사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살아남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설령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과거처럼 안정적이었던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상황을 단순히 '어느 한 기업의 폐업'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습니다. 기업의 이면에는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직원'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직원들 뒤에는 생계를 의존하는 '가족'이 있습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평균 가구원 수는 약 2.2명 수준입니다. 이를 대입해 보면, 50명이 근무하는 작은 회사가 문을 닫을 경우 단순히 50명의 실직자가 생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최소 100명이 넘는 사람들의 일상에 직접적인 타격이 가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직장에 다녔다는 이유만으로 직원은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고, 그들의 배우자와 자녀들 역시 경제적 위기에 고스란히 노출됩니다.
규모를 키워보면 이 파급력은 더욱 두렵게 다가옵니다. 약 2만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진 대형마트 홈플러스의 사례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경영상의 이유 등 어떤 원인으로든 만약 이 정도 규모의 기업이 사라지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한다면,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4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즉각적인 생존의 위협을 받게 됩니다. 기업의 붕괴가 사회와 개인에게 미치는 여파는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거대하고 치명적입니다.
평범한 직장인인 저로서는 이러한 현실이 남 일 같지 않아 무섭게 느껴집니다. 아마 제 아내 역시 같은 마음일 것입니다. 아직 어린아이들은 이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이해하지 못할 테고, 부모로서 저희는 최대한 아이들이 불안감을 느끼지 않도록 애쓸 것입니다. 하지만 매달 나오던 월급이 갑자기 끊기고, 매일 출근하던 직장이 사라진다는 상상은 그 자체로 깊은 두려움을 안겨줍니다. 더구나 현실의 재취업 시장은 얼어붙어 있고, 나이가 찬 직장인에게 새로운 기회가 쉽게 주어질 것이라 낙관하기도 어렵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주변의 안타까운 상황을 지켜보며 해본 가정일 뿐입니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앞서 걱정하는 것이 미련해 보일 수 있다는 것도 잘 압니다. 하지만 우리는 한 번쯤 진지하게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만약, 아주 만에 하나라도 나에게 이런 일이 닥친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이 질문을 스스로 던져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일상을 대하는 태도부터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더 안정적인 직장으로 이직을 준비하라는 의미가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이직에 성공할 수 있는 것도 아니며, 이직만이 유일한 정답도 아닙니다. 이직은 우리가 가장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그런 위기 상황이 온다면 나는 이렇게 대응해야겠다'는 마음의 준비와 작은 대안을 마련해 두는 것입니다.
거창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평소 관심 있던 분야에 대해 '이것도 한 번 재미 삼아 해볼까?'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작은 시도를 시작해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리고 일상 속에서 가볍게 만들어낸 이 작은 기회와 경험들이, 훗날 정말 벼랑 끝에 섰을 때 나를 구출해 줄 의외의 돌파구이자 단 하나의 밧줄이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