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LM 챗봇은 학습을 어떻게 바꿨을까?
AI는 현대 최고의 이슈이지만, 엄밀히 말해서 인공지능의 모든 하위분류가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인공 신경망 중에서 생성형 인공지능, 그중에서도 텍스트를 생성하는 LLM(Large Language Model). 즉, ChatGPT가 크게 유행시킨 언어 모델이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고성능의 AI인 것이다.
이 고성능 AI는 우리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을 것이다...라고 여러 전문가들이 말하지만, 솔직히 AI를 배우는 입장에서도 2년 전쯤부터 계속 듣던 소리다 보니 공감이 가진 않는다. 하지만 한 가지, LLM의 영향을 크게 받은 부분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학습법이다. 지금부터 할 이야기는 LLM의 등장이 현대의 학습법 전반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그리고 우리는 LLM을 학습에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 가다. 마지막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LLM을 활용한 최고의 학습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주의* 필자는 교육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글을 쓰는 시점에서 AI 학사 취득도 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 글이 엄청 비과학적인 건 아니지만, 이러한 비전문성을 감안해서 독자 분들은 자신에게 들어맞는 유용한 점만 취하길 바란다.
전통적인 공부 양상
우선 LLM이 등장하기 전, 아니, 아예 정보화 이전의 공부 양상은 어땠을까? 인터넷이 보급되고 정보가 포화된 시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우선 그 이전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과거엔 정보라는 것 자체가 '오프라인의, 비싼'것이었다. 예를 들어 특정 분야에 대해 공부하고 싶다면 일단 서점에 가서 그 분야의 책을 아무거나 사야 했고, 주변에 물어볼 사람이 없다면 책이 너무 어렵거나 원하던 내용이 아니라서 돈을 날리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돈을 내고 전문적인 교사(또는 교수)에게 강의를 듣는 것이 그 시대의 최고의 학습 방법이었는데, 아무래도 돈을 많이 내야 하다 보니, 큰 기회비용이 발생한다.
책과 강의는 인간의 역사 속에서 매우 오랜 시간 동안 계승되며 정립된 공부 방식이다. 역사가 깊은 만큼 저점이 보장되고 신뢰 가능하다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책과 강의만을 활용하는 공부의 효율이 여전히 최고인가?라는 물음에 대해서는 우리는 이전과 같이 쉽게 답할 수 없어졌다. 정보화가 학습에 미친 영향이 너무도 강력했기 때문이다.
정보화
위의 학습 효율에 관한 질문은, 스마트폰의 유행으로 정보화 시대를 맞이하게 되며 "아니"라고 답변할 수 있게 됐다. 우리나라의 입시 공부를 예로 들면, 당장 강남 대치동에서 공부하는 학생들도 학원보단 인강을 더 많이 듣고, 입시 정보는 검색하면 거의 다 무료로 열려있으며, 책이나 문제집도 어둠의 경로(불법)를 통해 pdf로 공짜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 방증한다.
정보가 과거와는 다르게 오프라인의 차원이 아니라 온라인의 차원으로 이동하게 되며 (물론 새롭게 가치 있는 정보도 생겼지만) 정보의 가치가 과거에 비해 매우 많이 낮아졌다. 과거엔 옷장에 입을 옷이 말 그대로 없었다면, 이젠 옷장에 입기 싫은 옷밖에 없는 셈이다. 하지만 한 발자국 떨어져서 생각해 보면, 입을 옷이 없는 것과 마음에 드는 옷이 없는 건 큰 차이다. 이제 우리에게 중요해진 것은 홍수와 같이 많은 정보 속에서 나에게 진짜 유용한 정보를 찾아내는 것이 되었다.
텍스트와 비디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정보의 홍수에서 가치 있는 정보를 (심지어는 적은 가격으로) 얻는 법은 책과 강의였다. 다른 매체도 많이 등장했지만 결국 텍스트와 강의의 모방, 변형이다. 앞서 과거엔 강의가 최고의 학습 방법이었다고 했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정보화 이후엔 인터넷 강의가 그 자리를 이어받았다. 유튜브가 등장하고 사람들이 영상 매체를 스마트폰에서 편하게 찾아볼 수 있다 보니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준 게 원인일까? 여하튼 이젠 강의를 동영상으로도 편하게 볼 수 있게 됐다 보니, 영상이 갖는 장점을 학습에서 활용하게 되었다.
인터넷 강의는 미리 보기, 리뷰, 쌍방향 소통 등의 기능으로 어찌 보면 실제 강의보다도 접근성이 더 좋은 반면, 책은 그렇지 못하다. 게다가 책은 텍스트라는 시각 정보만 담아내는 반면, 강의는 오디오라는 청각 정보까지 함께 담아내는 공감각 매체이다 보니, 학습에 있어선 근본적으로 더 우월하다. 만약에 인간이 글보다 영상을 만들고 남기는 것이 더 쉬웠다면, 글이라는 매체는 세상에 존재하지도 못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영상을 통한 공부 역시 한계가 있다. 바로 수준 높은 영상을 제작하려면 글을 쓰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인력과 자본이 필요하고, 시장경제논리에 따라 좋은 영상을 찾으려면 돈이 필요하게 된다. 정보를 얻는 수단이 책에서 영상으로 변했을 뿐, 어떤 영상이 나에게 효과적일지 판단해야 하는 기회비용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못했다.
LLM
학습에서 LLM이 등장이 가장 크게 바꿔놓은 것은 바로 이 기회비용에 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 주제로 이야기를 하기 전에 잠시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정리해 보자. 학습의 효율성에 대한 이야기에서, 우리가 다룬 것은 총 두 가지다.
첫째는 책과 강의에 이은 효율적인 매체가 무엇인가다. 이에 대해선 인터넷 강의와 검색으로 결론이 났다. 추가로 중요한 직관을 하나 제시하고자 한다. [책 + 정보화 ⇒ 검색. 강의 + 정보화 ⇒ 인터넷 강의]라는 것이다. 놀랍지 않은가? 이걸 보면 결국 책과 강의라는 매체는 알고 보니 학습에 있어서 근본 매체여서 발전이 어려운 게 아닐까 싶다.
그렇다면 우리는 첫 번째 주제인 '매체의 효율성'보다는, 두 번째 주제인 학습 방법 선정의 기회비용 문제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검색이나 인터넷강의로도 기회비용이 해소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일단 확실한 것은 인터넷 강의보다는 텍스트 검색이 더 많은 정보량을 갖기 때문에 검색에만 집중해서 생각해 봐도 된다. 우리가 최초 학습 수단으로 공부할 때에 만약 그 학습 수단이 실패한다면, 다시 말해 책이나 강의나 영상이 너무 이해가 안 된다면, 우리는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검색을 하게 된다. 그런데 검색도 능력이고 기술이다. 내가 모르는 주제에 대해 좋은 답변을 얻을 수 있도록 검색 키워드를 설정하려면, 그 주제에 대한 방대한 배경지식 혹은 매우 높은 추론능력이 필요하다. 양쪽 다 학습자의 입장에선 갖출 수 없는 것들이다. 그렇다면 원점으로 돌아가서, 검색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학습 수단 선정에 기회비용이 발생한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검색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기회비용의 문제 역시 해결되는 것이다. 여기서 LLM이 등장한다. LLM은 학습자가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최초 학습 수단을 잘못 선택한다고 해도 (목차나 큰 흐름 정도만 멀쩡하다면) 세부적인 개념의 이해는 전부 LLM에게 물어봐서 해결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실상 목차, 학습목표, 핵심 개념의 키워드 같은 뼈대만 던져주면 그 내용은 LLM으로 학습자가 전부 채워나가면서 학습할 수도 있다.
(LLM 활용 예시. 실제론 답변이 더 상세할 것임)
가볍게 설명했지만 위의 내용은 상당히 중요하다. 이젠 더 이상 학습자가 좋은 강의, 좋은 책을 찾기 위해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아도 된다. 그 에너지를 그저 순수히 공부하는 데에 사용하여 학습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추가로 설명이 어려운 경우는 있어도 개념 자체가 어려운 경우는 적다 보니, 난이도에 겁을 먹고 자신감을 잃는 경우도 많이 줄어들 것이다.
위에선 LLM이 학습의 '이해' 과정을 개선시킨 것을 보았는데, 이번엔 '암기'에 대해 살펴보자. 암기라는 주제는 원래 긴 이야기가 필요하지만 분량 상 결론만 말하겠다. 장•단기 기억력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텍스트를 공감각적이고 강한 인상의 이미지로 변환하는 것이다. 과거에 「경선식 영단어」가 유행했던 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인지 이해가 갈 것이다. 경선식 영단어의 치명적인 단점은 이미지가 억지스럽다는 것이다. 타겟 독자를 잘 한정하지 못하고 단어 개수도 감당할 수 없게 늘리다 보니, 단어를 이해하기 쉬운 이미지로 변환하는 데에 실패한 것이다.
(말 그대로 도가 지나친..)
이 단점을 AI로 해결할 수 있어 보이지 않는가? LLM은 개인의 배경지식과 능력을 저장하여 그에 적절한 답변을 생성할 수 있다. 이를 개념의 이미지 변환에 활용한다면 큰 노력 없이도 좋은 이미지를 생성하여 암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추가로 이미지, 비디오 생성형 AI의 성능이 올라오면 진짜 이미지와 비디오를 학습에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AI시대 최고의 학습법
지금까지의 내용을 한 번 더 정리하며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AI시대의 LLM 활용 최고의 학습법을 소개하겠다. 우선 LLM을 활용하여 모르는 개념을 검색하는 체험을 많이 해 보면서 프롬프트 입력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키워드로 검색해서, LLM이 잘 알아듣는 좋은 프롬프트 작성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LLM의 답변은 보통 쉽고 길기 때문에, 쉽고 긴 글에서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이건 하다 보면 자연스레 는다).
이제 강의, 텍스트에 추가로 LLM을 병행해서 학습하면 된다. 지금까지 글에서 길게 설명했지만, 결국 전달하고 싶었던 건 LLM을 한 번 믿어봐도 좋다는 것이다. 처음엔 조금 어색하겠지만, 학습을 하며 이해와 암기에 LLM을 사용하다 보면 점점 익숙해질 것이다. LLM 사용에 익숙해진다면 공부의 질이 크게 향상되고, 공부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 거부감도 크게 줄 것이라고 장담한다. 당장 이 글에서 이해가 안 되던 부분을 LLM으로 검색해 보는 것도 좋다. 개인적으론 '검색'급으로 중요한, 모든 사람이 필수로 가져야 할 소양이라고 생각하기에 꼭 실천해 보길 바라며, 이상으로 글을 마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