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의 깊이를 만드는 언어

소재가 주는 고급스러움

by 지감독

하이엔드 주거에서 고급스러움을 완성하는 것은 결국 디테일이다. 그리고 그 디테일은 대부분 '소재'에서 비롯된다. 공간을 처음 마주했을 때 느껴지는 정제된 분위기, 발끝에 닿는 바닥의 온도감, 벽면의 질감과 가구의 매트한 표면까지. 우리는 그 감각들을 통해 '이 집은 고급스럽다' 는 인상을 받는다. 이때의 '고급스러움'은 비싼 것이 아니라 감도를 섬세하게 설계한 결과다.



소재가 만드는 감도의 설계

하이엔드 공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소재 선택의 정밀함이다.
천연 대리석이나 트래버틴, 고급 원목, 메탈릭한 디테일, 무광 마감의 석재처럼, 각 마감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언어’가 된다.예를 들어, 벽면에 사용된 매트한 석재는 강한 반사를 줄이고 깊이감을 더해준다. 거실의 플로어에는 일정한 톤의 원목이 이어지며, 간결한 모서리와 자연스러운 이음이 공간 전체를 안정감 있게 만든다.

FORMATO-PATTERN-19.jpg 하이엔드 공간에서 많이 쓰이는 트래버틴 Travertine


이런 구성은 단순한 마감 이상의 역할을 한다. 소재가 시각적인 무게감과 촉감을 동시에 조율하며, 조명, 가구, 창의 프레임까지 하나의 조화로운 장면으로 연결해준다. 고급 주거에서의 소재는 디자인의 겉포장이 아닌, 공간의 감도를 전하는 핵심 수단인 것이다.



절제된 연출과 지속가능성

고급스러운 공간일수록 소재는 드러나지 않는다. 대신, 자연스럽고 연속적인 흐름 속에서 감도를 쌓아간다.
예를 들어 주방의 벽체와 아일랜드 상판이 같은 질감의 스톤으로 마감되어 이어지고, 수납장 손잡이조차도 벽면과 동일한 톤의 매트 메탈로 매립되어 마감된다. 소재 간의 연결과 마감선의 정제된 절제. 이 모든 것이 ‘과하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만든다.

또한 요즘의 고급 주거에서는 지속가능한 소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단열 기능이 뛰어난 알루미늄 시스템창호, 고기능 유리, 관리가 용이한 내구성 있는 마감재들은 미감과 실용성을 함께 고려한 선택이다. 오랫동안 변화 없이 감도를 유지할 수 있는 것. 바로 그것이 진짜 ‘프리미엄 소재’의 조건이다.



고급스러움을 결정짓는 순간들

호텔 스위트룸에 들어섰을 때 느껴지는 감각을 떠올려보자. 바닥은 촘촘하고 매트한 스톤타일, 세면대는 결이 고운 석재로 마감되어 있고, 수전은 묵직하면서도 반짝이지 않는 메탈릭한 질감이다.
이처럼 소재는 공간의 무드를 결정짓는 가장 직접적인 언어다.

브랜드 아파트 단지에서 천연 대리석 대신 엔지니어드 스톤을 사용해도, 패턴과 마감이 정교하다면 고급스러움은 유지된다. 마루의 경우도 색과 질감이 중요한 선택 포인트다. 너무 진하거나 노란색을 띠는 마루는 자칫 공간을 촌스럽게 만들 수 있다. 이처럼 소재는 잘 쓰면 고급스러움의 본질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전체의 감도를 떨어뜨릴 수 있는 요소이기도 하다.



하이엔드 주거에서 중요한 것은 ‘화려함’이 아니다. 오히려 절제된 연출 속에 숨어 있는 디테일이 진짜 고급스러움을 만든다. 그리고 그 디테일은 대부분 소재에서 시작된다.

벽을 무엇으로 마감했는가, 손이 닿는 표면은 어떤 촉감인가, 바닥을 밟을 때 전해지는 진동은 어떤가. 이런 질문에 대해 공간이 답할 수 있다면, 그곳은 고급 주거다. 소재는 단순한 마감재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감각의 언어다. 감도의 무게를 아는 사람은 공간을 고르는 기준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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