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드, 그 설레고 쌉쌀한 청춘

영화 해피엔드에 대한 간단한 리뷰입니다.

by FRNK

제목 - 해피엔드(2024)

장르 - 드라마, 청춘물

감독 - 소라 네오

평점 - 4/5

한줄평 - 부조리라는 지진이 젊은 시절의 우리에게 남긴 균열.



(조금의 스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읽고 영화를 보셔도 크게 상관은 없습니다.)


권력의 부조리는 언제나 우리 곁에 존재한다. 항상 그럴듯한 명분을 내세우며, 불안과 갈등을 이용해 사회를 통제하려 한다. 역사는 그런 권력에 침묵하거나 무기력하게 동조한 인류의 반복된 기록이기도 하다. 하지만 언제나 이에 저항하는 이들은 사회에 아직 더럽혀지지 않은 젊은 이들이다. 그들은 불합리한 현실을 직관적으로 감지하고, 타협하지 않으며, 가장 먼저 분노한다.


해피엔드는 이러한 저항의 감정이 친구 사이에서 갈등으로 번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다. 유타와 코우는 같은 세상을 꿈꾸지만(아마 듣고 싶은 음악을 밤새 들어도 문제가 없는 그런 세상), 저항의 방식은 조금 다르다. 누군가는 묵묵히 김밥을 먹으며 버티고,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표현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몰래 교장의 차를 뒤집는 방식을 제안함으로써 유쾌한 반기를 든다.(그리고 그 저항에 의미가 필요해질 때엔 덤덤하게 자신을 희생한다) 저항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 각자의 방식으로 표현되는 언어다. 하지만 이렇게 서로의 다른 저항 방식의 언어는 마치 지진이 낸 균열처럼 조금씩 둘 사이의 우정에 금을 내고 있었다.


스피커를 옮기던 두 친구는 이제 함께 음악을 들을 곳을 잃었다. 그것은 마치, 오랫동안 그들을 하나로 묶어주던 중요한 연결 고리가 조용히 끊어진 듯한 느낌을 준다. 영화는 결국, 그들이 늘 이별하던 장소인 육교에서 평소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별하는 장면으로 끝이 난다. 그 이별이 오래도록 이어질 작별인지, 혹은 단지 하루의 끝인지 우리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시간이 잠시 정지된 듯한 그 순간, 영화는 두 사람이 함께 나눴던 어린 시절의 시간과 감정을 조용히 환기시킨다. 그 멈춘 장면은, 말없이도 서로가 공유했던 지난 시간을 되새기게 하고, 동시에 이제는 각자의 길로 나아가야 함을 말해주는 듯하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영화 콘클라베 : 종교의 존재의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