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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지연으로 연결항공편 놓치면 발생하는일

2 - 여행중에는 별 일이 다 생긴다.

by 뺙뺙의모험 Mar 27. 2025


5월에 스리랑카를 가는 비행기표를 샀는데... 7월에 지방으로 이직(전전전직장에 재입사)을 하게 되었다.

비행기표 환불 안된다고 회사에 찡찡거려서 연차를 선 부여 받아, 여행은 갈 수 있게 되었다.

이직과 이사가 겹치고 투잡하는 일도 죽을만큼 바빴다.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내 비행기는 11일 오전 7시에 뜨는데...


우왕 태풍이다우왕 태풍이다


그냥 이 여행의 가능여부와 스케줄은 하늘에 맡기기로 했다.


8월 10일 오후 : 회사 (충청권) -> 판교 (0원) -> 서울역 (2800원) 이동


배낭을 옷가지 위주로만 급히 싸서 우선 충청권인 회사로 출근했다.

기차는 태풍으로 인해 줄 취소 되었으나, 위례 갈 일 있으셨던 옆 팀 팀장님 차를 얻어 타고 회사를 탈출하게 되었다 (+5시퇴근 개꿀)


판교에서 서울역까지는 버스로 이동하고, 서울역 롯데마트&다이소에서 여행용품을 구입하고 있는데....


그런데...

에어아시아는 멋지다에어아시아는 멋지다

비행기가 아주 화끈하게 6시간 30분 지연되었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콜롬보로 가는 비행기편은 오후 8시 55분 출발이니, 환승시간은 8시간 → 1시간 30분으로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었다.


그래도 1시간 30분정도면 환승이 간편한 KILA 2터미널에서 비행기 타는건 불가능하진 않으니,

비행기편을 바꾸진 않았다.

문제는 공항 노숙할지, 아니면 숙소를 구할지인데...

서울역과 공항 인근의 숙소들은 가격대가 다 5만원 넘어간다.

내 여행컨셉이 거지인데, 5만원이면 내 체류비의 10%에 육박하는 금액이 아닐 수 없다.


그래서 그냥 노숙을 길게 하기로 결정하고 공항 철도를 탔다.


공항 노숙하기에는 탑승동이 적절하니까, 바로 웹체크인하고 탑승동으로 들어갔고,

적당한 자리에서 잠을 청했다.


브런치 글 이미지 3


밥과 술은 라운지에서 해결 (더라운지 어플로 구입)하고, 라운지에서 노트북으로 일을 좀 했다.


출발시간 2시간 전에 담배를 구입하러 갔는데 ...

스리랑카는 담배 반입 금지라는 사실을 이 때 알게 되었다. 그냥 인도네시아갈걸...


브런치 글 이미지 4


오후가 되자, 비는 그쳤고...

설마 6시간 30분을 지연한 비행기가 또 지연될까 싶었는데


20분 더 지연된다는 메세지가 떴다.


게이트에 가서 내 비행기 오후 8시 55분 출발임을 어필하자,

직원분이 빨리 내리라고 자리를 앞자리로 바꾸어주었다.

내 자리는 플랫베드 바로 뒤 콰이어트존이었다. 조용하고 약간 더 레그룸이 넓은좌석이었다

이제 환승시간 1시간 10분.



그런데

엔진문제로 비행기 점검을 해야한다고 했다.


10분


15분


30분


시간은 가고, 기내방송으로는 환승 문제 생기는 경우 지상직의 안내를 받으라는 멘트가 나갔다.

에어아시아 챗봇상담 계속 시도했는데... ai 에서 인간으로전환하자 대기인이 40명씩 있음 결국 인간으로의 상담연결은 실패했다.


에어아시아 앱을 깔면 해당 항공편에 있는 사람들끼리 채팅이 가능한데, 한국인들에게는 생소한 기능이었는지 별로 활성화가 되지 않아있었다


비행기 안에 갇혀있는 동안,

당장 오늘 밤 체크인인 공항인근의 숙소, 캔디 숙소와 연락을 취해서 일정을 변경했다 - 흔쾌하게 변경해주었다.


그리고, 결국 2시간 20분 더 지연된 뒤 비행기가 떴다.

비행기 뜨고 승무원들 한가해진 뒤 승무원들에게 두번 물어보았다. (외국승무원, 한국인승무원)


(1) 내리면 지상직이 나와서 우리같은 문제를 가진 사람들에 대해 안내하냐 아니면 어떤 특정한 부스를 찾아가야 하냐 - 전자라고 했다.


(2) 다음비행기 익일 저녁비행기인데 항공권하고 숙소 교통 식비 커버되냐 - 항공권 확실 그 외에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도착해보니 시간은 오후 10시 15분이었고 (총 9시간 15분 지연),
내가 타야 할 콜롬보행 비행기는 오후 8시 55분 정시에 떠난 상태였다.



아직 출발 전인 싱가폴, 코타기나발루행 환승객들은 지상직이 챙기고 있었지만 (그들은 버기를 타고 환승통로로 이동함)

그런데 나처럼 비행기 놓친 사람들을 챙기는 지상직은 없었고,

다들 혼란스러워하면서 흩어졌다.


그리고, 나는 지나가며 보이는 직원들에게 물어 트랜스퍼 부스로 갔다 - 위치가 다소 이상한 곳에 있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5


부스에선 우선 보딩패스를 먼저 발급해주었고, 호텔은 좀 기다리라고 하였다.


이후 끄라비, 발리, 콜롬보, 치앙마이, 자카르타 등등 각각 다른곳으로 가는 비행기를 놓친 불쌍한 한국인들이 이곳으로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외항 LCC인 항공사 특성상 다들 젊은사람, 개별여행자들이었고 화가 났다기보다는 지치고 멘탈이 나가 보였다.


비행기 내리자마자 비행기 놓치신분 모이세요! 이렇게 소리질러볼까 하다 말았는데.

다음번에 이런 일 생기면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나서 한시간 넘게 기다렸고 한 10명정도가 모였을 때 지상직 직원 한명이 기내식과 물을 싸서 나눠주고, 이 무리를 끌고 이동시켰다.

그렇게 단체로 출국심사하고 밖으로 나가자 콜밴 하나가 대기하고 있었다.


브런치 글 이미지 6


그걸 타고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20분 이동한 뒤, 한 대형 골프리조트에 도착했다.

리셉션에서 각각 투숙객을 출발시간별로 분류한뒤 (오전 6시 8시 9시 오후 8시-_- 그룹이 있었음)

저녁 비행기를 타는 나는 아침 점심  쿠폰 주고 오후 6시에 공항으로 데려가는 셔틀 타라고 안내했다.

방은 셔틀타기 전까지 쓸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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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넓고 깨끗했다. 우리집에도 없는 욕조가 있어서 야무지게 삶은 뒤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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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일어나서 담배 피러 발코니 문을 열었는데 뷰가 꽤 괜찮았다.

아침밥도 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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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골프리조트는 항공편 지연으로 미아가 된 사람들과 한국인 골프여행객들이 주 고객인듯했다.

지나가며 보이는 투숙객의 대부분은 한국인 중장년층들...


브런치 글 이미지 13


좌석은 맨 뒷자리로 받았다, 3-3-3 배열인데,

맨 뒷열엔 나 혼자라서 눕코노미를 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수정된 일정


콜롬보, 캔디 일정 하루씩 늦춰짐

하푸탈레 3박 2박으로 줄임

스리랑카 체류일자 8일 -> 7일로 줄어듦


금전적 피해


콜롬보 -> 캔디 기차표 날림 (만원 정도 했던듯)

캔디 -> 하푸탈레 기차표 날림 (만원 안되는 가격)






화, 토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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