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요
다른 날보다 조금 빠른 외출.
갑상선 1주년 기념 초음파 검사를 했었는데, 그 결과를 들으러 병원에 갔었다.
선생님은 다른 과에서 진행한 수술 덕에 체력이 떨어지지 않았는가를 잠깐 체크하신 후, 곧이어 갑상선 초음파 결과를 공유해 주셨다.
유지해 둔 왼쪽 갑상선에서 염증처럼 보이는 것이 2개 늘어났다 : 당장 무엇을 할 건 없지만, 꾸준히 관찰해야 한다.
일단 약의 용량도 동일하게 유지하기로 했다.
"평소 2~3시간 자는데 수술 후 낮잠을 1시간 30분 추가로 자게 되었다, 그리고 요즘은 4~5시간 자기도 한다"라는 나의 말에 의사 선생님은 무방비한 헛웃음을 보여 주셨다 - 순간적으로 진료실 분위기는 인간 대 인간으로서의 기류가 흘렀으나, 바로 원상 복귀되었다.
다음번 검사 일정을 잡은 후 약을 타서 귀가하기.
씬지록신, 그리고 환자용 아로나민 골드.
테라플루 나이트는 기도삽관 후 맛이 가 버린 목에도 잘 듣는다고 한다!
... 그렇다면 줍줍.
어찌어찌 에필로그까지 올리고 완결을 내 버린 첫 연재 '나는 핸드폰입니다'.
사실 아직 진행 중인 나의 이야기인 터라, 마지막은 다소 얼렁뚱땅 끝난 감이 있어 많이 아쉽다.
그리고 최대한 판별이 불가능한 수준으로 뭉뚱그려 쓰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이 글에서는 심리상담을 받고 있는 요즘의 내 모습을 담았는데, 이제는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 온전히 나만 생각하고 살 준비를 하려 한다 : 그들과 내가 연결되는 수단을 끊어 버리기.
차근차근, 조바심은 좋지 않다.
일을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따라 푸르른 하늘이 시큰했다.
사실은 - 지난주 초음파에서 유독 시간을 오래 들여 체크를 하시고, 사이즈를 여러 개 측정하시기에 오늘 안 좋은 결과를 들을 것이라 생각했었다.
수술 스케줄도 다시 염두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의 나는, 반쯤 홀가분한 상태로 감사하기로 했다.
지친 갑상선을 잘 어르고 달래고 약 먹여 가며 잘 데리고 살아야 하는데, 나는 참 못난 주인이라 잠도 제대로 안 재우고 애를 피곤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래도 내가 좋다고 붙어 있는 왼쪽 갑상선에게도 참 감사한 날이다.
보답하는 의미에서 오늘은 좀 일찍 자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