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 로젠블랫(권진옥 옮김)의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도서출판
26.2.28~3.2
로저 로젠블랫(권진옥 옮김)의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도서출판 나무생각, 2021)
한 살 더 먹게 되니 자꾸 나이에 관한 책을 찾아 읽게 된다. 《어쩌다 어른》에 이어 집어 든 책이 '타임'지 에세이스트인 로저 로젠블랫의 《유쾌하게 나이 드는 법 58》이다. 타임지와 워싱턴포스트에 최고의 칼럼니스트로 불렸던 로젠블랫의 일반론적인 평범한 이야기 같지만 지혜와 통찰력이 담겨있다. 목차도 없고(사실은 '법칙'이라는 이름으로 뒷부분에 있다), 소제목만 있는 것도 있다.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는 쉰여덟 개의 금과옥조 같은 이야기다.
이 책은 철저하게 나로부터 출발한다. '나'라는 사람이 나에게 중심을 두고 나를 위해 바르게 살면 결국 다른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을 준다는 이야기다.
로젠블랫은 서른여섯 번째 이야기에서 이런 말을 한다. 한 사람의 내면에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머리가 똑똑한 사람, 바보 같은 사람, 믿음을 주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이 섞여 살고 있다고 했다. 그렇다. 굳이 맹자의 성선설과 순자의 성악설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내 마음속에는 여러 개의 자아가 혼재해 있다. 당시의 상황과 그때 나의 컨디션과 심리상태에 따라 내면의 자아가 표출된다. 그게 당시의 나를 보는 타인의 시선이 된다. 가급적이면 좋은 사람으로, 똑똑한 사람으로, 믿음을 주는 사람으로 표출되도록 나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바르게 살아가는 방법도 알려 준다. 그는 상대를 공격할 때는 언제나 사람이 아니라 문제의 핵심을 짚어낼 줄 알아야 한다며 왜 선의의 글을 써야 하는지를 이렇게 일러준다. 글쓰기의 참 목적은 더 넓게 살게 하는 것, 감각과 의식의 집중으로 빈틈없이 살게 하는 것, 그리고 더 행복하게 살아가게 하는 것에 있다. 죄는 미워하되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처럼 글로도 말로도 상대의 약점을 콕 집어 공격하지 말아야 한다. 그렇게 상대에게 꽂혔던 비수가 언제 되돌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로젠블랫은 마흔네 번째〈명성을 좇지 않되 있으나 마나 한 존재는 되지 말라〉에서 "사람은 어떻게 죽는가 보다 어떻게 사는가 하는 문제가 더 중요하며, 한 사람의 인생을 재는 가장 중요한 척도는 그의 삶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는가의 여부에 달려있다."라고 했다. 한 사람의 생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다면, 세상은 그의 존재와 삶을 알게 된다. 다시 말하면 이렇다. 세상에 태어났으면 나의 가족, 나의 직장, 나의 지역사회 그리고 나아가 국가에까지 '힘'이 되어야지 '짐'이 되지 말자는 이야기다. 그러기 위해서는 유쾌하게 나이 들어가며 어른이 되고 어르신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을 나이가 들어서 읽어 보니 좀 더 일찍 읽고 실천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젊은 직장인이, 젊은 부부가 더 나이 들기 전에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