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그 자체로 충분한 이유

by 송승호


가끔은 쉬는 게 더 어려울 때가 있다.
몸은 멈췄는데, 마음은 자꾸 어디론가 달려간다.
괜찮다고 말해도,
어딘가 불안한 마음이 조용히 속삭인다.
“이렇게 있어도 되는 걸까?”

우린 너무 오랫동안
‘쉬면 안 되는 사람’으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일하지 않으면 불안하고,
멈추면 뒤처질 것 같고,
혼자만 느린 것 같아 조급해진다.

누군가는 오늘도 열심히 일하고 있을 거라는 생각,
그 생각이 나를 자꾸만 다그친다.
조금만 더 해야 할 것 같고,
이러다 놓치는 건 아닐까 불안해진다.
그래서 쉰다고 하면서도
실은 마음속에 쉼을 허락하지 못한 채
눈치 보듯 시간을 흘려보낸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쉬어야 한다.
쉬지 못하는 마음을 알아차리고,
내가 나에게 잠깐 멈춰도 괜찮다고
다정히 말해줄 수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 속에서
우린 생각보다 많은 걸 회복하고 있다.
보이지 않게 단단해지고,
말없이 숨을 고르고,
고요한 마음으로 다시 하루를 살아낼 힘을 얻는다.

조용한 오후,
잠시 눈을 감고 있는 시간,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던 그 순간.
겉으론 아무 일도 없는 것 같지만,
그 안에선 마음이 숨을 쉬고 있었다.

쉴 때는 이유가 필요 없다.
누군가에게 보여줄 무언가도 없어도 된다.
그냥, 쉼 그 자체로 충분하다.
그 순간이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느껴져도
그건 분명히 나를 살리는 시간이다.

그렇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날들이
어느새 내 표정을 부드럽게 만들고,
말투를 느긋하게 하고,
하루를 덜 조급하게 살게 해 주었다.
쉼은 나를 멈추게 하는 게 아니라,
더 나답게 살아가게 도와주는 힘이었다.

오늘 하루,
당신도 잠시 멈추어 봐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도
당신은 충분히 괜찮은 사람입니다.

그 쉼이,
지금의 나를
조용히,
묵묵히,
지켜주고 있으니까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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