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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이그에서의 시작

by Kim Nayo Mar 01. 2025

헤이그에서 두 달 살기


여기는 네덜란드 헤이그-

(참고로 우리는 2004.2.15. 네덜란드에 첫발을 디뎠답니다.)

오늘은 비가 부슬부슬 내려서 아주 으스스....

내가 사는 헤이그-덴 하그-는 작은 시골이라 무지 조용...

그러나 유럽의 특징으로 집들이 다 고풍스럽고 아담히 예쁘며

나무와 평원이 너무 아름다운 나라.....

날 벌써부터 서울에 가기 싫어지게 하는 곳.

우리만 유일하게 아파트에서 사는데 중심가에 집을 잘 구해서 너무 만족스러워하고 있지요.

난 정원 손질에 취미가 없어서 아파트가 딱 내 수준이더라고요.

애들이 정원에서 못 뛰어노는 단점도 있지만....

다 좋은데 어딜 가든 영문이 거의, 아예 없다는 점....

유로화가 넘 세고 무섭다는 점....

그 외에는 기막히게 좋다는 말만..... 하면 넘 남의 나라 자랑이 되려나?

두서없지만 두 달간 살아온 야그를 좀 하자면.....

전 아직 히딩크를 못 만났지만.....

혹 언제라도 만나면 볼에다 사인받으려고 축구공을 미리 사둘까.... 궁리까지 하고 있죠....ㅋㅋ

네덜란드.

튤립이 딱 떠오르는 나라인데 튤립뿐만 아니라 온갖 꽃들이 얼마나 이쁜지....

꽃가게가 특히나 온 사방에 많은데요.

가격도 엄청나게 싸답니다.

꽃을 상당히 멀리하던 저도 화분을 하나, 둘 사게 되더군요.(싸니깐)

뭐 이미 하나는 2주 만에 쓰레기통으로 보내버렸지만....

난을 사니까 물 걱정을 안 해도 혼자 알아서 잘 있어주니 좋더군요.

(그래서 그런지 꽃들 중 젤 비싼 것 같음)

여기 물가는 확실히 경악이랍니다.

오늘 우리나라의 그 똑같은 남양 요쿠르트....플라스틱 꼬마 요구르트 말야요.

7개짜리 한 팩을 샀더니.. 3.95유로?!-6천 원이었어요....

난 우유보다 더 싸겠지 하고 막 주워 담아 사 왔더니...ㅠ.ㅜ

퍼 먹는 요구르트는 그리 차이 나게 비싸진 않는데.... 왜?!

(나중에 슈퍼에서 보니 2.95더군요. 가게 따라 또 가격차이가 대단....)

여기 음식점.... 영문으로 된 메뉴 판이 거의 , 아니 아예 없다고 하는 편이 낫죠.

오늘도 피자집 가서 그나마 아는 수프와 대충 아메리카나 피자를 찍어 주문했더니.... 으욱...

무지 큰 햄과 가운데에 날 계란을 깨뜨려 놨더군요. 어머니~~~!! 어메니카나~~!!!

수프도 미국에서 먹던 그 맛이 아니라 정말 느기에 희한하고....

피자헛이랑 도미노가 있는데 역시 익숙한 피자헛이 그중 낫다는 생각.

메뉴는 당연 한국과 달라요.

시푸드 피자를 시켰다가 엄청 짠 엔쵸비(멸치젓)가 퍽퍽 들어가서 거의 못 먹은 경우도 있었고.....

이 나라 파스타는 정말 못 먹을 정도로 맛없는 게 많고요...

보통 감자튀김을 마요네즈 듬뿍 얹어서 잘 먹더군요.

점심에 식당에 가면 거의 사람이 없어요.

더치인들은 엄청 검소해서 점심에 돈을 안 쓴다고 합니다.

간단히 스낵정도로 때운다나요.

첨 와서는 우유를 잘못 사서 5팩을 다 버린 일도 있고.....

우유와 같은 과고에 시어터진 요거트 물을 파는데 그거 어따 왜 먹는지.....

(같이 melk라고 쓰여 있는데 일반 우유는

volle melk, halfvolle melk를 사야 합니다.)

그냥 우유를 5일간 밖에 놔두면 딱 그 맛이 될 텐데...-.-;;

영문으로 되어 있는 거 거의 없어서 눈치로 사는 게 많거든요.

슈퍼마켓에 닭똥집 파는 건 반갑더라고요. 싸고.....


도로 같은 경우는 중앙선이 없고 트램이라는 전철과 함께 차가 다닌답니다.

우회전도 신호를 받아야 하고....

해서 남의 차선에 들어가지 않게 조심해야 하죠.

특히 도로 표지판이 어려워요. 더치어이고 표시가 무얼 뜻하는지 잘 알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라....

여긴 그리 큰 운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암스테르담은 운하가 깊은 것이 많아서 작년엔 암스테르담 외환은행 지점장이 밤에 음주운전을 하다 운하로 빠져 돌아가셨다고 해요.

여긴 차들이 엄청 작고 귀여운 것들이 많은데

현대, 대우 차도 많이 보여 무지 반갑답니다.

저희도 하나는 소나타. 한데 이것도 너무 큰 차에 속해서 가끔 일렬 주차하는데 좀 애를 먹고 있죠.

사소하게 밴과 들이받는 사고가 있었는데(제가 안 그랬대요)

글쎄 범퍼를 고치고 빌을 받아보니 3595유로....-.-;;

(500만 원이 훨씬 넘습니다.) 중고차를 하나 사지, 사....

경악이었죠, 경악...... 보험 처리가 됐길래 망정이지......

돈에 대해서는 참 무서운 나라이긴 하답니다.

소소한 모든 것을 다 지불해야 하는 곳이더군요.

식당 화장실도 20-50센트를 받는 곳이 많고 패스트푸드에 케첩, 마요네즈도 다 돈을 따로 내야 하고 대부분 식당이 물값까지도 따로 받습니다.

가끔 애들 데리고 다니다 화장실 찾느라 애 먹는 때가 많은데 모른다며 무시할 때면 좀 얄밉기까지 하죠.

동네 근처에 큰 놀이터가 있어서 가끔 가는데 정말 동양인은 저희밖에 없어서...ㅋㅋ

가끔 눈총을 좀 받긴 해요.

그거야 우리나라도 외국인을 보면 주시하게 되는 경우와 같은 거니깐....

여긴 단 것이 많고 맛있어서 매일 애들 간식으로 사놓는 과자나 초콜릿을 제가 엄청나게 까먹고 있어서 요즘은 절제를 하려고는 노력? 중입니다.

과자도 비싸고... 초콜릿도 비싸지만 맛난 건 많더군요.

치즈-이건 우리나라처럼 체다 슬라이스가 안 보이고 덩어리로만 파니 또한 아주 골 아프답니다.

(나중에 발견한 aro라는 체다슬라이스를 발견. 맛은 상당히 짭니다)

아니면 피자나 그라탱에 뿌리는 채 썬 것, 크림형, 큐빅, 스틱 모양이나 삼각형 덩어리이죠.

치즈 자르는 칼 또 사기 싫어 제가 깍두기 썰듯 썰어 먹고 있는데....

물론 걔 중엔 크게 슬라이스 해 놓은 것도 가끔 보이지만 맛에 의심이 가서 사지 않고 있죠.

몇 개 사서 그냥 다 버린 게 허다해서....

애들도 잘 안 먹고요.

혹 네덜란드에 대해 관심이 많으시다면

여기 www.cybernetherlands.wo.to

한 번 방문해 보세요.

중학교 1학년 생이 만든 홈페이지인데 정말 잘 만들었어요.

여기 산지 3,4년 됐다는데.....

첨에는 길가의 개똥, 새똥, 말똥이 온 거리에 갈려서 놀랬었는데 -말똥의 그 엄청난? 무더기에 첨엔 으헉~!!-동물 용변 허가구역이 있다는군요. (세금을 더 낸다나요?)

텍스트를 입력하세요.

그곳에선 아주 X조심을 해야 한답니다. 나중에는 신경도 안 쓰게 되지만....

여긴 바닷가가 가깝지만 아직까지는 강풍이 무셔벼서 자주 못 가고 있죠.

일단 아파트의 거실이 운동장이라 ㅋㅋ(좀 뻥~을 보태자면)

애들이 맘껏 킥보드나 자동차를 타고 다니니 뛰어노는 것에 전혀 서로 스트레스가 없어 좋아요.(대신 복층인 2층 침실들은 작죠)

아파트지만 아마 바닥을 상당히 신경 써서 짓는 모양으로 전혀 밑층을 신경 쓰지 않아서 좋네요.

(첨엔 몰랐으나 옆집에서 2층 화장실은 자기 안방과 붙어 있으니 밤에 사용을 조심해 달라고 부탁을 받았고, 건너편 아랫집에서는 우리 부엌이 자기 집 안방 밑에 있다고 도마 사용이나 다른 소음에 주의해 달라고 두 번이나 올라와 부탁을 했다.-.-;;)

여기 대부분 집이 연립주택식으로 다닥다닥 붙어 오히려 주택이 옆 집 소음에 신경이 쓰인다는 말을 들었어요.

다들 연휴이면 독일이다, 프랑스다, 이태리, 덴마크다...

여행을 무척 잘 다니던데 우리는 일단 네덜란드에 충실하며 살기로 했습니다.ㅋㅋ

사실 정착하면서 돈이 엄청나게 들어서 마이너스, 마이너스.....

아주 썰렁한 상태거든요.^^;;

어쨌거나 집들이 참으로 고풍스럽고 나무들도 엄청 많고 멋진 교회, 성당....

아름다운 나라랍니다...

놀러 오세요....,라고 하기엔 좀 상당히 돈이 걱정되는 나라이긴 합니다만.... 하긴 영국은 물가가 더욱 경악이라던데....

한국에서 유럽여행 패키지로 오면 싸지 않을까 싶군요....

여기서도 이태리만 가는 기차 패키지가 100만 원 정도 든다고 들었거든요.

프랑스, 스위스, 이태리가 정말 예쁘니까 여행으로는 참 좋을 것 같네요.

벌써 다녀온 분들도 있겠지만....

언제 헤이그도 들려주세요~



Regards J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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