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마음

by 주홍빛옥상


냉동고에 얼음통이 채 비워지기도 전에 가득 채우기 바쁘던 뜨거운 여름날을 지난다. 하루는 얼음통 양쪽 끝을 잡아 한두 번 슥슥 비틀어 얼음을 꺼내려다, 그만 깨진 얼음 조각에 손끝이 베인 것처럼 아려왔다.

손가락을 살피다가 문득 '물이던 것이 얼음이 되니, 이렇게 날카로울 수 있구나.' 하고 생각했다.
부드럽고 투명한 물이 차갑게 굳어 깨져버리면, 그 날카로움에 움찔하고 통증을 느낀다.

그 순간, 사람의 마음을 떠올렸다.
'언다는 것은 그런 건가..'
마음도 그랬다.
마음의 온도가 차가워질 데로 차가워지면 결국 얼어붙는 순간이 온다.

얼어버린 마음은 단단하고 차갑다.
얼음 마음으로 내뱉은 냉랭한 말들은 깨진 얼음 조각처럼 날카롭다. 날 선 차가움은 타인뿐 아니라 스스로를 아프게 한다.


요즘 나의 마음의 온도는 몇 도쯤일까.
누군가에게 얼어붙은 마음으로 차갑게 굴지는 않았을까...


꺼내놓은 얼음이 한낮의 열기보다도 빠르게, 아침 햇살에 녹아내렸다. 다시, 본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중이다.

사람의 얼어붙은 마음도 언젠가는 녹는다.
그런 순간은 뜻밖에 찾아올지도 모른다.
자신도 모르게 닫아걸었던 마음의 빗장이, 누군가의 햇살 같은 따스한 한마디에 스르르 풀려나기도 한다.

그렇게 녹아내린 마음은 다시 흐르는 물이 되어 누군가의 마음의 갈증을 적셔줄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봄눈 녹듯 사라질 것을.
얼어붙은 마음도 아침 햇살 같은 온기로 마침내 풀린다는 것을.


그리고 다시 맞이한 오늘 아침, 따듯한 마음의 온도로 하루를 시작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