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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독학 힘들다!

하지만 할 수 있다!

by 닷 폴 Mar 18. 2025

 프로덕트 디자이너 직무를 준비하면서 독학을 시작했는데요,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첫 번째로는 서울과 정말 거리가 먼 지방에서 거주한다는 점입니다. 서울이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도시였다면 모를까, 이 주변에서 프로덕트 디자이너를 준비할 수 있는 학원은 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두 번째로는 비용적인 부담이었습니다. 첫 번째 이유와도 연결되는데, 서울에서 거주하려면 돈이 정말 많이 들고, 거기다 학원을 다니기엔 더욱 부담이 커집니다. 최근엔 콜로소와 같은 여러 강의 사이트들이 잘 갖춰져 있지만 몇십 만원씩 하는 강의를 선뜻 구매하는 것이 망설여졌습니다.


 국비지원 교육을 들을까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인턴십과 연계되는 국비지원 교육도 있었고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었었습니다. 그러나 가장 큰 단점은 긴 교육 기간이었습니다. 6개월 이상 진행되는 과정은 다소 부담스러웠고, 공부해야 할 양이 많다는 걸 이해하지만 조금이라도 그 기간을 줄여보고 싶었습니다.


 지금은 독학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났습니다. 냉정하게 평가하자면 몇 가지 핵심 목표들을 달성하지 못했고 여전히 만족스러운 포트폴리오를 완성하지 못했으나 독학이 주는 자유도 덕분에 다양한 공부를 하면서 사고의 범위가 상당히 확장됐다고 느꼈습니다. 또한, 추가적으로 느낀 독학의 장단점들을 아래에 정리해 봤습니다.


독학.. 어렵네...

단점


1. 모든 책임은 나에게 있다.

 학원들이나 강의를 보면 각각의 커리큘럼들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검증된 강사님들이 여러 학생들을 가르치며 만들어놓은 가장 효과적인 과정을 떠먹여 주는 걸 받아먹으면 되지만, 독학은 스스로 커리큘럼을 만들고  스스로 소화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세원 계획과 목표가 가장 중요하고, 주기적으로 회고하며 반성해 목표를 수정해나가고 있습니다.


2. "이게 맞는 건가..?" 싶을 때가 온다

 그렇게 커리큘럼을 세워서 공부하다 보면 불확실성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과연 내가 하고 있는 방법이 맞는 걸까..?' 슬럼프가 오고, 학원을 다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시점입니다. 내가 하는 일에 확신이 없고 자신감도 없으니 다른 사람에게 의지하고픈 욕구가 생깁니다. 이때 중요한 건 다시 전진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결과물을 만들고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불확실성을 극복해야 합니다.


3. 강제성이 없다

 뇌는 일하기 싫어합니다. 에너지를 최대한 비축할 수 있는 상태가 되기 때문인데요, 그런 이유로 일반적으로 우리는 공부하는 것보다 노는 걸 더 좋아하게 됩니다. 한 번은 내가 정말 집중해서 공부하는 시간을 재본 적이 있는데 깜짝 놀랄 만한 결과가 나왔습니다. 내가 예상했던 공부 시간보다 현저히 낮은 시간이 적혀있던 겁니다. 학원을 갔다면 강제성 덕분에 이것보다 더 공부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많은 반성과 함께 그 이후부터는 시간을 재면서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고 있습니다.


4. 혼자 하는 공부는 외롭다.

 저는 사교적인 편은 아니지만 혼자 공부를 하다 보면 외로움을 느낄 때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나 주변에 같은 분야를 공부하는 사람이 없어 공통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도, 고민을 이야기하며 공감을 받기도 어려웠습니다. 이런 단순한 외로움을 넘어서 혼자 하는 공부는 효율성도 떨어집니다. 독학을 하게 되면 피드백을 받기 어려워 자기 객관화를 하기도 어렵고 무언가를 실행할 용기도 부족해집니다. 최근 이 문제에 대해 중요성을 느껴 여러 커뮤니티에 참여를 해보고 있습니다.




장점


1. 자유롭다.

 독학의 가장 큰 메리트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원하는 내용의 공부를, 원하는 방식으로 집중하는 데에 시간을 더 투자할 수 있고,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본인의 역량에 따라 진도를 조절할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입니다.


2. 경제적인 부담이 적다.

 세상에는 정보들이 넘쳐납니다. 유튜브나 구글에 프로덕트 디자이너에 대한 정보들을 상당히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심지어는 유료 못지않은 퀄리티의 강의를 무료로 들을 수도 있고, 정말 저렴한 가격에 고급 강의를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아티클 모음 사이트에서 다양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가장 경제적이고 효과가 좋은 방법은 도서관에 가는 것입니다. 조만간 기회가 된다면 여러 도움이 되었던 책들에 대한 글을 적어볼까 합니다.


3. 시간의 제약이 덜하다.

 저는 정해진 시간이 없이 하루의 공부 시간 할당량 이상을 채우는 것을 목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유연한 시간 관리가 가능해집니다. 일정이 있고, 다른 해야 할 목표가 있다면 공부 시간을 다소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평가해 보자면 독학은 확실히 장점보다 단점이 더 큰 공부방법이었습니다. 의지를 한껏 세우지 않으면 쉽게 나태해지고,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계획을 스스로 세워야 하고, 가끔 찾아오는 의구심과 외로움을 견뎌야 합니다. 어떻게 보면 인생을 살아가는 과정과 참 닮아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단점이 너무 크다고 해서 극복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축구를 예로 들어보자면 독학의 단점이란 마치 15미터 높이에서 떨어지는 공과 같습니다. 그걸 그대로 맞으면 정말 아프겠지만 트래핑 기술이 있다면 부드럽게 받아내고 컨트롤도 할 수 있죠. 마찬가지로, 자신의 의지와 계획력, 실행력, 마지막으로 스스로를 피드백할 있는 능력 있다면 단점을 줄이고 성과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잠시 이야기해보자면, 그동안 실행력이 부족했다는 걸 많이 느껴서 사이드 프로젝트IT 동아리에 참가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이론적인 공부를 하면서 조금만 더 배우고 시작하자라는 소극적인 생각이 강했습니다. 다른 사람과 협업을 하기에 내 실력이 모자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배웠던 내용을 적용하며 문제점들을 해결해 보고 혼자서 결론 내리다 보니 확실한 성장이 이뤄지는 느낌을 받지 못했습니다. 더더욱 다른 직군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고 논리적인 결론을 내리며 실제 문제를 해결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또한, 같은 직군인 프로덕트 디자이너분들에게도 커피챗도 신청해보면서 방향성에 대한 피드백을 받아볼 생각입니다.




 여느 때보다 취업 생각이 간절해지는 요즘입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취업하면 지금 하는 것보다 더 성장할 수 있을 텐데, 하루빨리 업무를 해보고 싶은데 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런 기회를 잡는 것이 생각했던 것만큼 쉽지만은 않네요. 이럴 때일수록 더 마음을 잡아야겠죠. 저도, 취업을 준비하시는 다른 분들도 지금 이 힘든 시간을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이런 모습이 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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