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매일 아침마다 그림을 그린다.
그날도 평소처럼 크레파스를 꺼냈고,
아기는 조심스럽게 연두빛 공룡을 그렸다.
“아가, 공룡, 고래, 안아, 빠빠, 사랑해.”
짧은 말 속에 마음을 꾹꾹 눌러 담던 그 작은 입술.
나는 물었다.
“아가가 공룡을 그렸어?”
“공룡이 고래 선생님을 안아줄 거야?”
“선생님 가실 때, 아가가 빠빠 하고 사랑해요 할 거야?”
아기는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그 말을 그대로 적어 작은 쪽지에 담았다.
그날 아침, 유난히 마음이 울컥했다.
선생님의 마지막 근무날이란 걸 알고 있었기에
그림을 건네는 순간이 작별이 될 거라는 걸
나만 알고 있어서 더 조심스러웠다.
고맙고, 미안하고, 부디 아프지 말기를.
아기의 손 대신 내가 대신 담아낸 그 마음을
살며시 선생님께 건넸다.
그리고 저녁 무렵,
그 공룡이 선생님의 카톡 프로필 사진이 되었다.
아기가 그린 연두빛 공룡이 거기에 있었다.
너무 작고 귀여운 그림 하나가,
그분의 마지막 교실을 지켜주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아기는 선생님을 정말 좋아했다.
늘 반가운 눈빛으로 달려가 안기던 그 모습,
이 작은 공룡이 아기의 마음을 대신 안아준 것 같았다.
작별은 끝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공룡처럼 오래오래 기억되는 시작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아기는 오늘도 사랑을 그렸다.
나는 그 사랑을 조용히 옮겨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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