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면접
굳게 다문 입술, 모니터에 박힌 시선. 밤늦도록 이어진 개발 공부 끝에 또다시 이력서를 던졌지만, 35살 비전공 신입에게 현실의 벽은 높았다. "나이가 많아서..." 면전에서 들은 냉담한 평가, "열정은 좋지만 금방 식을 거야"라는 단정적인 시선. 간절히 원했던 일의 기회조차 잡을 수 없다는 사실은 절망스러웠다. 채용 공고 사이트를 몇 번이고 새로고침했지만, 더 이상 지원할 곳조차 보이지 않았다.
새벽 1시,
스크롤을 멈춘 곳에 낯선 회사의 채용 공고가 떠 있었다. '3년 차 이상'. 요구하는 기술 스택은 익숙지 않았고, 능숙한 활용 능력을 원했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 밑져야 본전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용기를 내어 지원 버튼을 눌렀다.
이틀 후,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면접 가능하세요?" 떨리는 목소리로 답했다. "네, 지금 갈까요?", 다시 들리는 목소리 "아... 2시 괜찮으세요?" 예상치 못한 당일 면접이었다. 허둥지둥 옷을 갈아입고 면접 장소로 향했다.
회의실 문을 열자 대표와 연구소장이 앉아 있었다. 희망도 잠시, 대표의 첫마디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솔직히 뽑으려고 부른 건 아니에요. 이력 사항이 흥미로워서 한번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격식 없는 청바지에 흰 티 차림의 자신처럼, 더 이상 물러설 곳은 없었다. "안 뽑으실 거면서 왜 부르셨나요?" 억눌러왔던 감정이 순간적으로 터져 나왔다.
다시 이어 질문이 들어왔다. "다른 회사 면접도 보셨을 텐데, 잘 안 되셨나 보죠?" 대표의 물음에 감정을 추스르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받아주는 곳이 없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은 개발 실력이 부족한 것도 압니다. 하지만 저처럼 늦게 개발이 좋아서 이 길을 택한 사람에게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현실이 너무나 힘듭니다. 이곳이 안 된다면, 대표님께서 아시는 회사라도 좋습니다. 무급으로 한 달이든, 인턴이든, 수습이든, 어떤 형태라도 좋으니 제 가능성을 보여드릴 기회를 주십시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안 된다면 깨끗하게 그만두겠습니다."
침묵이 흘렀다. 그때, 대표가 자세를 고쳐 앉으며 나지막이 말했다. "내가 왜 당신과 함께 일해야 하는지 설득해 줬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다시 한번 기회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