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의 단편들

제1화: 깨어난 악몽

by Sanchez

머리가 깨질 듯 아팠다.

강민우는 눈을 떴다가 곧바로 다시 감았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햇빛이 마치 날카로운 칼날처럼 그의 망막을 찔러댔다. 입 안은 사막처럼 말라 있었고, 혀는 무겁게 붙어 있었다. 익숙한 숙취의 증상들. 하지만 이번에는 뭔가 다른 느낌이었다.

천천히 다시 눈을 떴을 때, 민우는 자신이 낯선 호텔 방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젯밤에 대한 기억이 전혀 없었다. 마지막으로 기억나는 것은 대형 광고 클라이언트였던 이준혁과의 저녁 식사 자리. 그 이후는... 완전한 공백이었다.

"씨발..." 욕설이 저절로 튀어나왔다.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자 머리가 더 욱신거렸다. 민우는 손으로 얼굴을 문질렀다. 그리고 그 순간 그는 얼어붙었다.

손에 묻은 갈색 얼룩.

말라붙은 피였다.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민우는 자신의 옷을 내려다보았다. 흰 셔츠에는 붉은 얼룩들이 여기저기 묻어 있었다. 그의 팔에도, 손목에도 말라붙은 피가 있었다.

"무슨 일이 벌어진 거지..."

민우는 떨리는 다리로 침대에서 일어나 주변을 살폈다. 고급스러운 호텔 방이었다. 그가 일반적으로 자주 가는 곳보다 훨씬 비싼 곳이었다. 욕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그 틈으로 뭔가 보였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민우는 천천히 욕실로 향했다. 문을 밀어 열자 곧바로 역겨운 냄새가 그를 강타했다. 메스꺼움을 억누르며 그는 욕실 안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얼어붙었다.

욕조에는 이준혁이 누워 있었다. 눈은 공허하게 천장을 향해 있었고, 목에는 깊게 베인 상처가 있었다. 욕조는 핏물로 가득 차 있었다.

"안돼... 이건... 이건 말도 안 돼..."

민우는 뒷걸음질 치다가 벽에 등을 부딪쳤다. 머릿속이 하얘졌다. 그는 분명 이준혁을 죽이지 않았다. 그럴 리가 없었다. 하지만 그의 손에 묻은 피와 기억의 공백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공포에 질린 민우는 자신의 소지품을 찾아 방 안을 헤집었다. 지갑, 휴대폰, 차 열쇠가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휴대폰을 확인하자 오전 8시 37분이었다. 부재중 전화가 여러 통 있었고, 모두 회사에서 온 것이었다.

옷을 갈아입을 시간도 없었다. 민우는 재빨리 모든 물건을 주머니에 넣고 방을 빠져나왔다. 복도는 조용했다. 엘리베이터 대신 비상계단을 통해 1층으로 내려갔다. 로비를 빠져나갈 때, 그는 최대한 평범해 보이려고 노력했지만 식은땀이 등을 타고 흘러내리고 있었다.

호텔 밖으로 나온 민우는 깊게 숨을 들이마셨다. 서울의 아침 공기가 그의 폐를 채웠다. 현실 같지 않은 상황이었다.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그는 정말로 이준혁을 죽인 것일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에는 '김태현 팀장'이라는 이름이 떠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민우야, 어디야? 준혁 씨가 오늘 아침 미팅에 안 나타났어. 연락도 안 돼. 너 혹시 어제 저녁 식사 후에 무슨 일 있었어?"

민우의 얼굴에서 핏기가 빠져나갔다.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 아니요. 그냥 식사만 하고 헤어졌어요."

"그래? 이상하네. 준혁 씨가 중요한 계약서를 가지고 있었는데. 아무튼, 너 회사 언제 와?"

"저... 몸이 좀 안 좋아서요. 오늘은 재택근무 할게요."

통화를 마친 민우는 거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의 머릿속은 복잡한 생각들로 가득 찼다. 그는 정말로 살인자가 된 것일까? 아니면 이 모든 것이 악몽일까?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으며, 민우는 결심했다. 경찰에 신고해야 할까? 아니면 진실을 먼저 알아내야 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의 인생이 이제 완전히 달라졌다는 사실이었다. 그리고 이것은 시작에 불과했다.

민우는 호텔을 등지고 걷기 시작했다. 아침 햇살이 그의 어깨를 비추었지만, 그의 마음은 이미 깊은 어둠 속에 빠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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