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주말....
나는 잠시 침묵 속에서 숨을 골랐다. 대표의 질문은 단순하면서도 가장 어려운 것이었다. 왜 그들이 나와 함께 일해야 하는가?
"대표님," 나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사람마다 재능이 다릅니다. 저는 개발을 잘하진 못하지만 제가 타고난 재능은 노력입니다. 누구보다 지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노력이 재능입니다."
내 진심 어린 말에 대표의 눈빛이 미묘하게 변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갑자기 화제를 돌렸다. 회사 구성원들과 현재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면접이라기보다는 마치 내가 이미 합격한 것처럼 회사를 소개하는 듯했다.
설명을 마친 대표가 불쑥 물었다.
"희망 연봉은 어느 정도인가요?"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간절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일할 기회만 주시면 됩니다."
그러자 대표가 웃으며 서류 한 장을 들어 보였다.
"여기 쓰셨는데요???"
아차. 이력서에 희망 연봉을 적어냈던 것을 완전히 잊고 있었다. 물론 높은 금액은 아니었지만, 내 간절함이 오염될까 걱정됐다. 얼굴이 화끈거렸다.
면접이 끝날 무렵, 대표가 한마디를 덧붙였다.
"코드정리는 좀 하세요~"
그 말 한마디가 나에게 다시 한번 경각심을 주었다. 이상하게도 면접 내내 기술 스택에 대한 질문은 전혀 없었다. 이것은 분명 좋지 않은 신호일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 탈락이 확정된 것이리라.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스스로를 자책했다. '좀 더 웃을 걸... 사람 좋은 척 할 걸...' 후회가 밀려왔다. 집에 도착해서도 마음이 무거웠다. 또다시 이력서를 넣을 곳을 찾아 채용사이트를 뒤적이고 있는데, 휴대폰에서 알림음이 울렸다.
"띵"
문자 한 통이 왔다.
"지금 그 마음으로 저희랑 같이 최선을 다해 일해주실 수 있죠?"
문자를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순간 의심이 들었다. 사기는 아닐까? 뭔가 다른 일을 시키는 건 아닌가? 예를 들면 개발자가 아닌 사업관리 같은...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곧이어 두 번째 문자가 도착했다.
"언제 출근 가능하세요??"
문자를 보내는 손가락이 떨렸다.
"지금이라도 가겠습니다."
진심이었다. 그만큼 기뻤다.
"주말 푹 쉬고 월요일에 나오세요."
눈물이 차오를뻔(?)했다.
"감사합니다."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했다. 나는 무교였지만 하느님, 부처님, 알라, 모든 신께 감사하면서 집 베란다에서 하늘을 보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날 저녁, 여자친구에게 합격 소식을 전화로 알렸다. 지금은 와이프가 된 그녀는 나보다 더 감격하며 꺼이꺼이 울었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그녀의 울음소리가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렇게 너무나도 행복한 주말이 지나갔다. 35살, 새로운 개발자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딛기 위한 준비를 하며 마음은 이미 월요일 아침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