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로월드만 알던 내가 리액트 실무에 던져지다
드디어 첫 출근 날. 설레는 마음과 약간의 긴장감을 안고 30분이나 일찍 사무실에 도착했다.
역시 내가 제일 먼저였다.
조용한 사무실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자니, 얼마 지나지 않아 소장님이 들어오셨다.
밝게 웃으시며 나를 맞이해주셨고, 이메일 계정 발급부터 시작해 회사 생활 전반에 걸친 따뜻한 조언들을 건네주셨다.
일반적으로 신입에게는 팀에서 사용하는 기술이나 업무 프로세스를 익히는 온보딩 기간이 2~3주 정도 주어진다고 들었는데... 그때, 내 옆으로 묵직한 무언가가 툭, 하고 놓였다.
700페이지나 되는 두꺼운 "리액트 실무 사용법" 책이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비워지는 듯했다. 나는 고작 자바스크립트의 아주 기초적인 문법, 이를테면 '헬로월드' 정도만 겨우 익혔을 뿐인데.
"2일 드릴게요." 대표님의 짧고 단호한 한마디가 비수처럼 가슴에 꽂혔다. '아, 이거 정말 만만치 않겠구나...' 현실적인 어려움이 피부로 와닿았다. 주변의 선임들은 모두 자신의 업무에 몰두하고 있어서, 갓 입사한 나에게는 눈길조차 줄 여유가 없어 보였다.
그때, 나지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점심 어떻게 하세요??" 돌아보니 나이대가 비슷해 보이는 분이셨다. "아, 저는 2층 식당 가려고요."라고 답하자, 환하게 웃으시며 "같이 가요~"라고 말씀해주셨다. 속으로 '드디어 개발자 동료가 생겼다!'라고 생각했는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놀랍게도 같은 팀의 디자이너셨다. 나보다 나이는 조금 더 많았지만, 먼저 살갑게 말을 걸어주신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게다가 놀랍게도, 그분 역시 이번 달에 입사한 동기였다. 우리는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어색하지만 즐거운 첫 점심 식사를 함께했다.
정신없이 흘러간 첫날, 모든 것이 어리둥절했지만, 어쨌든 취업에 성공했다는 안도감 때문인지 집에 돌아오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다음 날, 출근하자마자 내 첫 번째 프로젝트가 공군 부대와 협업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군대랑 일하면 무조건 도망가라'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보안이 워낙 철저해서 개발자에게는 까다로운 작업이 많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버실에 들어가려면 모든 전자기기, 심지어 휴대폰과 노트북까지 반납해야 했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그저 '이것도 다 경험이겠지'라고 생각하며 애써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 했다.
그때, 지금은 내 아내가 된, 당시 여자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내가 취업한 것을 축하하는 떡이 회사로 배송될 거라는 내용이었다. 솔직히 너무나 창피했다. 물론 지금 생각하면 정말 고맙고 감동적인 일이지만... 35살에 첫 신입사원의 축하 떡이라니...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멋쩍게 웃으며 떡을 받아 들고 "잘 부탁드립니다"라고 인사하며 동료들에게 열심히 돌렸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여자친구의 따뜻한 마음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른다. 나라면 그렇게 챙겨주지 못했을 것 같다. 그날, 어색함과 감사함, 그리고 묘한 부끄러움이 뒤섞인 복잡한 감정 속에서 하루를 마무리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알게되었다.. 대표님이 어떤 인물인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