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바삐 발걸음을 옮기는 와중에 땅에 떨어지는 빗방울의 파장을 잠시 바라보았어요.
이미 내린 빗물 위로 떨어지는 방울이 통통 튀기는데 그 작은 방울 하나하나에 소리를 입힌다면 어떤 선율과 화음이 살아날까 궁금해지더라고요. 그렇게 잠시 감상에 젖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빗방울들이 마치 여행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거예요.
하늘에서 땅으로의 여행이죠. 그리고 길거리를 지나 아니면 스며들어 끝도 없는 여행을 할 방울들이었어요.
그들은 자기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는 걸까요?
함께였다가 따로였다가 또다시 함께 하는 그들은 공동의 운명체를 사랑하고 있을까요?
아주 짧거나 혹은 긴 이별의 끝에 만나는 물과 그리고 땅이 반가울까요?
어쩌면 나는 빗방울처럼 혼자서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함께였고 그리고 또 결국은 다시 함께겠지만 지금은 꼭 혼자서 떨어지는 것만 같아서요.
나를 끌어안고 펑펑 울었어요.
이 몸에 나를 만드시기 전부터 당신 마음에 담아두셨던 그 고귀한 분의 따뜻한 정이 새겨져 있을 텐데 나는 너무 추웠거든요. 손발이 시려서 바들바들 떨다가 나를 끌어안고는 뺨에 흐르는 뜨거운 눈물을 느끼고 있었어요. 내가 미운 것 같기도 했고 또 가여운 것 같기도 했고 내 마음조차도 알 수가 없었어요.
풍덩 하고 물덩이 위로 뛰어들어가고 싶어요. 그 순간 작은 빗방울은 무서웠을까요 아님 반가웠을까요?
우리는 늘 관계를 이야기하죠. 내 손이 뻗으면 닿을 그곳에 당신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근데 그거 아세요? 가끔은 그 손을 뻗는 것조차도 힘에 겨워서 그냥 쭈그리고 앉아 버린다는 걸요.
언젠가 작은 빗방울 동지들을 만나 한 몸을 이뤄야 하는 순간이 오면요.
그땐 예쁘고 고운 한 음을 낼 거예요. 물의 표면을 살짝 튀겨내며 통 하고 반짝거리는 그 순간에요.
꼭 나만의 표징을 남길게요. 1초도 되지 않아 사라지겠지만 당신에게만큼은 영원할 미소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