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꽃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살피고는 마음에 담습니다. 나는 그렇게 조용히 땅에 피어난 하늘의 얼굴을 가슴에 품습니다. 여기 내 작은 존재 안에 크디큰 우주가 들어옵니다. 부활절의 선물입니다.
기쁜 축제의 날
주님께서 부활하신 오늘
죽음을 이기고 승리하신 영원한 사랑의 시간에
나는 다시 작음을 노래합니다. Alleluia!
부활 성야 미사에 참석한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았어요.
기쁨, 즐거움, 슬픔, 짜증, 화 혹은 분노... 다양한 감정을 마주하며 가장 끝에 남은 건 무거움이었습니다. 누군가의 얼굴에서 읽어낸 그 어떤 싫음이 나를 끌어내리려 했어요. 고통받는 세상의 얼굴이었습니다. 다시 나는 그 고통을 나의 것으로 취하길 원했지요. 기쁨과 즐거움보다는 슬픔과 짜증 그리고 화에 손길이 더 갔어요. 손을 뻗어 내 존재를 그 아프고 번잡한 마음들로 물들일 수 있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것이 세상의 짐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이 아닐까 싶었던 거죠.
침묵 속에 조금씩 가라앉는 나를 느끼던 순간에 나는 빛으로 어둠을 밝힌 파스카의 어린양을 마음에 그렸어요. 죽음에서 생명으로 우리가 그와 함께 건너가고 있었습니다.
고통의 자리에 머무르려는 것은 어쩌면 내 오래된 습관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러니 익숙함을 버리고 새롭게 나아가야 하는 것이었죠. 그렇습니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갑니다.
지나갈 어두움에 머무르지 않기로 했습니다. 이미 태양이 솟아났고 대낮이 밝아왔으니 더 이상 어둠은 없습니다. 주님께서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그리고 나 역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세상에 자주 실망을 합니다. 작음을 안아 주지 못하는 세상에 대한 아픔이거나 화일 겁니다.
그러나 나에게는 희망이 있어요. 영원히 남는 상처는 없으니까요. 그 무엇도 자라나지 못할 그런 버려진 땅은 없으니까요. 우리들 마음 한 구석에 언제든 작지만 귀하디 귀한 풀꽃이 피어날 것이니까요.
나는 그 작은 꽃들을 발견해 내고 기뻐하는 소중한 소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그 누구의 손길 닿지 않는 어딘가를 빛나게 할 꽃들을 언제나 찾으렵니다.
꽃들을 품을 기대와 설렘으로 나는 오늘의 무거움을 내려두고 다시 일어납니다. 그렇게 새로운 나의 생명을 살고자 합니다. 이 생명 나누기를 원하지 않은 적 없으니, 작은 꽃들을 쓰다듬는 이 보잘것없음으로 우리 삶의 고귀함을 드러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