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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꽃에게

by 홍주빛

이름 없는 꽃에게

글/홍주빛


그 이름을 불러주지 않아도

꽃은 피어난다.


햇살에 이마를 들이밀고,

이슬을 꼭 안은 채—


누구의 발걸음도

닿지 않는

오솔길 옆,

별빛처럼

은은히 피어난다.


참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아서

나직이 말을 건다.


“부끄러워 말아라.

네가 작다고


세상도 작은 것은 아니니까.”


그 말을 들은 너는

오늘도,

조용히 피고 있다.


이 시는 미니시집 《이름 없는 꽃에게 쓰는 편지》에 수록된 시의 초안입니다.
시집에서는 더 깊어진 이야기와 함께, 그 꽃에게 띄우는 진짜 편지를 만나실 수 있어요.

#존재론적시 #정체성과존엄 #익명의 빛 #시인의 시선 #시로 쓰는 위로 #말 없는 응원 #이름 없는 것들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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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