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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정 만화에 대해 떠들어 보기

내 취향대로 이야기하는 한국 순정 만화 

by 소소한더쿠 Mar 14. 2025

얼마 전 유튜브에서 만화 월드컵 영상을 봤다. 


만화,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니 이런 류의 영상을 꽤 재미있게 보곤 한다. 80년대, 90년대, 2000년대 만화 및 애니메이션 월드컵, 추억의 OST 월드컵, 캐릭터 월드컵처럼 시대나 대상을 특정하여 진행하는 영상도 흥미롭다. 영상을 보면서 나 역시도 어느 쪽이 좋은지를 꼽아보기도 하고, 아니 왜 저걸 선택하지 않아, 출연자의 선택에(작품 제대로 안 봤네, 등의) 말참견을 하며 꽤 적극적으로 본다.


이런 영상이 즐거운 이유는 영상 속 출연자와 좋아하는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일 것이다. 주변에서 만화나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이를 찾기 어렵기도 해서, 오랜만에 취향을 공감하는 사람을 만나 잔뜩 이야기한 뿌듯함을 간접 경험하는 것 같은.


그리고, 맞아 저 작품도 있었지, 진짜 재밌었는데, 와 같이 잊고 있었던 추억의 명작을 다시 떠올리는 것도 무척 흥분되는 일이다. 아직 모르고 있던 보석 같은 작품을 소개받는 것도 새로운 즐거움이고 말이다. 


기생수와 강철의 연금술사라... 고민되는 선택이다기생수와 강철의 연금술사라... 고민되는 선택이다

얼마 전 유튜브에서 본 그 영상은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그야말로 출연자가 인생작이라 꼽을 만한 작품으로 진행한 월드컵이었고, 출연자의 연령대가 나와 비슷해 위와 같은 즐거움을 기대하며 영상을 봤다. 결론적으로 재미있기는 했는데 기대만큼 즐겁지는 않았다. 아마도 남성 출연자여서 등장한 작품들이 일본의 소년 만화에 집중되었기 때문 일터다.


물론 등장한 만화는 이견의 소지가 없는, 손에 꼽히는 작품임에 분명했다. 내가 본 작품도 있고(강철의 연금술사와 슬램덩크, 배가본드에 무슨 불만을 말할 수 있겠는가. 던전밥 재밌어요) 보지 못했지만 꽤나 흥미가 생겨 온라인 책장에 담아 둔 작품도 있다(베르세르크는 다시 도전, 히스토리에는 새로 소개받은)


하지만 새로운 작품을 알게 되었다는 흐뭇함과 동시에, 나도 또는 나와 비슷한 사람들도 가득 이야기할만한 작품이 아주 많은데,라는 갈증이 생겼다. 그래서 나도 흥분해서 이야기할 수 있는 90년대, 2000년대 한국 순정 만화를 다루는 영상을 유튜브에서 검색했지만, 안타깝게도 찾기가 어려웠다. 


평소에 없으면 없는가 보다라고 넘어가곤 했는데, 왠지 억울했다.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에서 끝나는 아쉬움이 아니라, 우리의 과거에도 빛나던 작품이 충분히 많았어,라고 존재를 부정당하는 것에 대항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생겨서일 거다. 한국의 순정 만화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싶어 하는 사람 많다,라는 것도 함께. 


브런치 글 이미지 2


그래서 '나나'로 한국 순정 만화에 입문한 나의 십 대 시절을 풍요롭게 해 준 한국의 순정 만화에 대해 수다를 시작해 보기로 했다. 어디에라도 말해야 이 답답함이 사라지겠지 싶어서 말이다. 그리고 혹시라도 그 작가를, 작품을 사랑한 누군가가 내 수다를 보고 말을 보태 준다면 정말 즐거울 것 같다. 자고로 좋아하는 건 함께 이야기할 때 더 즐거운 법이니 말이다. 그것이 함께 환호성을 지르거나, 서로 다른 감상에 우리만의 진지한 토론이 되거나, 어느 쪽이든.  

 

아마 나의 수다는 작품을 본 당시의 기억과 감상에 의존할 것이기에 틀린 정보와 일방적이고 주관적인 감상 투성이일 것이다. 내 수다는 비전문적인 분석글 근처에도 못 갈 것이기에, 지금 다시 그 작품을 보고, 상징을 분석하고, 모든 감상이 객관적이기를 노력하지 않기로 했다. (쓰다가 새삼 마음이 벅차서 다시 찾아보는 일은 있을지 몰라도)  


정말 덕후의 수다에 가깝게 두서가 없을 테니, 어떤 감상이나 의견이라도 편한 마음으로 던져 주시길!

본디 수다란 이야기가 오고 갈 때 완성되는 법이니, 이 수다를 완성해 줄 분들의 가감 없는 코멘트를 기다리겠습니다. 


수다를 시작해 보겠다 마음먹자 떠오르는 이름들은 그 이름만으로도 마음을 설레게 한다. 

유시진, 천계영, 박희정, 이미라, 이은혜, 강경옥, 원수연, 김진, 김혜린, 한승원, 황미나, 신일숙 등등등

90년대와 2000년대의 한국 순정 만화계를 풍성하게 만들어 준 작가와 작품들, 머릿속에 떠다니는 감상들에 입과 손끝이 근질거린다. 


결국은 매우 주관적이고 호불호가 배제되지 않을 수다가 될 테지만, 누군가에겐 작은 계기가 되어 그 작품을 읽었던 당시의 추억에 잠시나마 즐거울 수 있기를. 

그거면 충분할 딱 그 정도의 수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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