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선
최근에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아는 사람에게 가르쳐주겠다며 같이 하자 제안 했다.
그는 초반에는 적극적이던 모습과는 달리 갑자기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혹시나 돋보이기를 좋아하는 나를 위해 소극적 자세를 취하는 건가?라는 무의식적 생각이 스쳤다. 부끄럽게도 그 마음속에만 담겨야 할 궁금증을 솔직함을 핑계로 당당하게 상대에게 전달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담백한 '아니요'였다.
무엇인가 모를 두려움이 내부에서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숨기고 싶은 무엇인가를 들켰다고 생각했던 걸까? 급격한 수치심이 올라왔다. 그 질문의 본질은 그 사람이 나보다 더 잘하지 않기를 바라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말이 날 것으론 나오진 못하고 정제되어 타인을 위한다는 말로 꼬여 나온 것이다.
나는 들키고 쉽지 않은 속내를 숨긴 채 위선을 떨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난 그 누구보다 돋보이고 싶은 사람이다.
그리고 그 누구보다 사랑받고 싶다.
거절
분명 타인에게 연락이 없다는 것은 거절의 의사임을 안다. 그걸 굳이 명확하게 한다며 눈치 없이 물어보는 사람에게 화가 났다. 분노의 이유는 타인을 부담 준다고 생각하는 저 사람의 미숙함에 화가 난 줄 알았다.
분노의 원인은 암묵적 거절인 것을 앎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으로부터 직접 거절의사를 들어야 했던 게 슬펐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거절당하는 것에 익숙한 것처럼 살아왔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 별거 아닌 게 아니었다. 나는 누구보다 거절당하는 게 두렵다. 카톡의 읽씹도, 댓글의 무반응도, 상대방의 무응답도. 근데 그것이 거절임을 직접적으로 알고 싶지 않아서 애써 타인의 상황을 이해하려 했다. 대인배, 아량 넓은 사람인 척, 다 이해한다는 듯한 태도.
근데 오늘에야 알게 되었다.
하나도 괜찮지 않다.
나는 타인의 거절이 두렵다.
__매너티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