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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 새끼

by 매너티연


나는 백로다.

오랜 시간 오리인 줄 알고 살았다.

짧은 다리를 뒤뚱거리며 오리들의 보폭을 맞췄다.

긴 다리로 성큼성큼 내딛고 싶었다.

무리 지어 살아가는 오리의 습성에 따라 군집 생활을 했지만

덩치가 커질수록 좁고 불편했다.


오리들과 무리 지어 대형을 맞춰 날고 싶지 않았다.

긴 날개를 활짝 뻗고 어딘지 모를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었다.


무리에서 겉돌기 시작했다.

무리의 오리들은 나를 따돌리려 하지 않았지만, 본능적으로 나와 맞지 않다는 걸 느꼈다.

맞지 않는 습성 때문에 자연스레 멀어지기 시작했고,

미운 오리 새끼는 늘 겉돌고 소외된 환경에서 불안하고 우울했다.


무리에서 나온 이후 나를 비추는 투명한 곳이면 나를 바라다보았다.

어떤 무리에 받아들여지기 위해선 나를 바꿔야 했다.

그러나 내 모습에선 더 이상 오리가 보이지 않았다.


다짐했다.

나는 오리가 아니라고,

더 이상 오리의 삶에 맞춰 살고 싶지 않다고,

이렇게 살지 않아도 된다고,

이제 자유라고.


__매너티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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