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그리웠던 점
서울을 떠나기로 하면, 생각보다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
그중 하나가 바로 촘촘하게 얽혀 있는 서울의 대중교통이다.
지방 공장에 취업을 결심할 때, 사실 출퇴근 걱정은 크게 하지 않았다.
회사 셔틀버스 노선에 맞춰 숙소를 구했고,
“충분히 가능하겠지” 하고 가볍게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취업을 하고 보니, 정시에 퇴근하는 건 말처럼 쉽지 않았다.
다행히 회사 선배가 늘 집 근처까지 데려다주셔서 큰 불편 없이 다닐 수 있었지만,
그게 아니었다면 꽤 힘든 나날이었을지도 모른다.
만약 서울이었다면 어땠을까?
서울은 버스와 지하철이 빽빽하게 얽혀 있고, 밤늦게까지 운행된다.
자차로 다니는 사람도 갑자기 차를 못 쓰게 되면
대중교통이라는 플랜 B가 있다.
나 역시 처음에는 자차로 매일 출퇴근을 했다.
편도로 약 1시간 30분. 가능은 했지만,
한 달에 스무 번 넘게 왕복을 반복하니 체력도 지갑도 버티기 힘들었다.
결국 계산기를 두드려보니, 그 돈이면 원룸 월세를 내고
직장 근처에서 사는 편이 더 저렴하고 삶의 질도 높았다.
그래서인지 월요일 출근길과 금요일 퇴근길은 항상 막혔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지방에서 주중을 보내고,
주말이면 서울로 올라오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월요일에는 바로 회사로 출근하고, 금요일에는 퇴근과 동시에 서울로 향한다.
만약 내가 매일 이 거리를 출퇴근해야 했다면,
문제는 가능 여부가 아니라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기상 악화나 도로 정체가 생기면 방법이 없다.
서울처럼 지하철로 우회할 수도 없고,
버스를 타고 갈 수도 없다.
그래서 직장 근처에서 숙소를 구하고 사는 것이
결국 가장 합리적이었다.
자기계발도 할 수 있고, 운동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퇴근 후의 시간이 내 것이 된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서울의 대중교통은 확실히 큰 장점이다.
내게는 그것이 가장 크게 그리웠다.
ps.
취업 초반, 나는 매일 밤 10시쯤 퇴근했다.
그때 내 소원은 단 하나,
밤 10시에 시작하는 미니시리즈를 본방으로 보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퇴근하면 씻고 바로 잠들고,
아침이면 곧장 출근하는 삶.
그 반복 속에서 직장 근처 숙소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요즘은 이렇게까지 일하는 사람이 많지 않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