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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밤

by 글쓰는호랭이


겨울 눈보라
툇마루에 쓰러진 한 생.
굽은 다리 꺾이며
숨은 어둠에 잠겼다.

적막은 깊고
그는 홀로 사라졌다.
눈은 내리고
세상은 말이 없었다.

늙은 몸,
고독을 끝내 안고
차디차게 식어갔다.

뒤늦은 울음,
겨울을 가르지 못한 채
가슴에 갇혀 메아리친다.

그날의 기억,
얼음처럼 남아
시간에 스며들어 녹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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