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백선 Apr 11. 2024

나는 네가 어제보다 오늘 나아졌음 해

04.11 목 일기

매일 서류전형에 떨어지고 있다. 이러다 백번도 채우겠다.

떨어지는 일상에 조금 지쳐서 그럴까 마음이 헛하고 두근대고 초조하다. 

주말에 본 친구의 말이 맞다. 나는 지금 과하게 불안을 느끼는 상태이다. 이완될 필요가 있다. 

빠릿한 몸과 늘어지는 마음을 가질 필요가 있다. 

근데 전에 비해서 내가 강해졌다고 느끼는 것은 진지하게 우울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기특하다.

이틀째 씻지 않고 있다. 내게 필요한 것은 씻고 운동하고 또 오늘 할 일을 해내는 것.

떨어졌지만 또 이력서를 냈다.

놀라운 건 소극적으로 씩씩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록 태도는 웅크려있지만 마음만은 비실비실 펴지고 있다. 

내 앓는 마음을 나라도 알아주어야 한다. 무슨 고난을 당하든 밥 잘 먹고 똥 잘 싸도록.





그랬구나 힘들었구나. 조금은 어려운 나날이었겠네. 

네가 하고픈 것들도 자꾸만 제동이 걸리고 또 꾸준히 하지 못하는 너의 모습에 니 스스로가 괴롭구나.

그럴 수 있지. 실은 말이야 아무도 뭐라 하지 않아. 크게 위로가 되지 않아도 일단 알고 있어 줘.

사실 누구나 인생에서 공백이 있을 수 있어 이 사회가 용인하지 않을 뿐이야. 

하지만 나는 알아 이까짓 공백이 인생에서 큰 낙오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어쩌면 잘 만들고 있다고 생각한 포트폴리오도 조금은 초조하고 불안하지? 

그건 네가 어찌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야. 

뭐든 확실한 결과도 없을뿐더러, 최선을 다한다고 경쟁에서 항상 이기지 않아. 

모두들 자기가 원하는 것을 성취하지 못했으니 못났을까? 너도 이미 답을 알고 있을 거야.


다만 나는 네가 어제보다 오늘 조금 나아졌음 해. 그게 꼭 성장을 이야기하는 건 아니야. 

기분이 될 수도 있고 능력이 될 수도 있고 환경이 될 수도 있어. 

잘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해나가야 해


초조해도 돼. 그럴 나이야. 20대의 수현은 불안해도 괜찮아. 그냥 불안한 너를 인정해 줘.

불안에게 목줄을 내어주지 말고 그걸 이용해 봐. 

네가 고민하는 모든 것들 실은 생존이 걸린 문제인데, 불안하지 않다면 그것 나름대로 문제 아닐까? 

삶에서 늘 문제는 벌어져. 고민 불안 해결 성취 어떤 상황이든 자신만의 물음을 가지고 움직여. 

물음이 있다는 사실에 불안해하지 말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고민해 보자.




PS : 봄의 작은 해프닝

봄을 즐기다가 따가운 볕에 이마가 살짝 탔다.

꽃이 피는 봄볕에도 누군가는 탈 수 있다.

자려다 말고 일어나 연고를 잘 발랐다.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안녕

매거진의 이전글 드디어 목차를 정했다! 얏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