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순댓국집이 있다. 그 옆에 작은 미용실이 있다. 털이 반들반들 윤 나는 헬시코기 한 마리가 그 가게들을 수시로 드나드는 것을 봤는데 어느 날부터 보이질 않았다.
늘 지나다니는 길이었지만 늘 빠른 걸음으로 목적지를 향해 허둥지둥 걷는 나는 헬세코기에 대해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러다가 작년이었던가? 강아지 휠체어를 단 핼시코기 한 마리가 주인을 따라 쫄랑쫄랑 동네를 누비고 다니는 것이 아닌가. 그 강아지가 바로 그 미용실 강아지인 것을 요즘 알았다. 한동안 보이지 않더니 아마 어디서 사고라도 당해 바깥에 나오지 못했던 것 같다. 티브이에서나 보았던 강아지 휠체어를 단 강아지를 동네에서 보니 신기했다. 엉덩이에 두 바퀴 휠체어를 매달고 뛰어가는 강아지는 표정이 해맑다. 굴러가는 휠체어의 바퀴가 어찌나 팽글팽글 명랑하게 돌아가던지 몸 불편한 강아지라는 모습은 찾을 수가 없다. 바라보는 나도 덩달아 신이 난다.
공원을 걷다 보면 유모차가 많이 다닌다. 아기인 줄 알고 들여다보면 강아지 한두 마리가 앉아있는 것을 생소하게 바라보던 일은 오래전이다. 이제는 당연히 강아지 유모차인 줄 알고 귀여운 강아지를 기대하며 들여다보게 된다. 반려동물 유치원에 등원하는 강아지들과 반려동물을 위한 수제 간식, 반려동물 생일잔치에 열심인 주인들을 보면 예전 아이들을 위해 지극정성이었던 우리 부모님들을 보는 것 같다. 10여 년 키우던 요크셔테리가 하늘나라에 가자 화장한 유골로 돌을 만들어 간직하고 있는 친구도 봤다.
돌은 마치 보석처럼 반짝이며 친구의 책상 위에 앉아있다.
먹을 것이 부족하고 입을 것이 없던 나 어릴 때 정서로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다.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이런 모습이 이제 우리나라가 진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는 모습인 것 같아 내심 뿌듯하기도 하다. 동물복지에도 신경 쓸 정도로 사는 일이 많이 편해졌다는 말이리라.
오늘도 목도리를 두른 강아지, 패딩 점퍼를 입은 강아지가 주인과 산책하는 것을 봤다. 드물게 목줄을 단 고양이가 주인과 기싸움을 하며 주인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지 않으려 실랑이하는 모습도 본다.
요즘은 꽃과 강아지, 고양이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겠다. 예쁜 꽃과 예쁜 강아지, 고양이들과 함께 하는 천국 같은 대한민국이다. 한 가지 바라는 바는 예전처럼 결혼식장이 붐비고 산부인과가 성수기를 맞이하고 아기 장난감 가게와 유치원이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시끌벅적할 수 있으면 하는 마음이다. 유모차에 예쁜 아가가 곤하게 잠들어 있는 모습을 자주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