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주에서 맺은 결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좋았다.
나한테 털어놓는 이야기들이 그냥 스쳐가는 말 같아도,
그 속에는 늘 그 사람의 마음이 담겨 있었다.
타로는 그 사람의 마음을 조금은 솔직하게 꺼내주는 도구였던 것 같다.
예언자처럼 미래를 말해주고 싶은 게 아니라,
그 사람이 미처 정리하지 못한 마음을 천천히 꺼내고 마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내가 잘 가고 있는지, 이 길이 맞는 건지.
누가 나한테 말해줬으면 좋겠다는 마음.
그게 내가 타로를 시작한 계기었다.
신기하게도 다른 사람의 카드를 봐주다 보면
내 마음도 같이 정리되는 기분이 들었다.
상담 중에 말없이 눈물만 흘리는 사람도 있었고,
괜히 웃으며 별 얘기 아닌 듯 꺼냈지만 사실은 오랫동안 품어온 고민을 말해주던 사람도 있었다.
그럴 때면 그냥 조용히 들어주었다.
그게 위로가 되었다고 한다.
나한테는 이게 일이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나만의 위로 방식이었다.
마음을 건네는 방법,
조금은 편안한 거리에서 누군가에게
“괜찮아요”라고 말해줄 수 있는 나만의 소통 방식.
타로를 하면서 알게 됐다.
사람들은 결국 비슷한 고민을 하며 살아간다는 걸.
그래서 나는 더 다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다른 이들이 편하게 마음속을 털어놓을 수 있는 다정함.
그리고 그 다정함이 누군가에겐
잠시 숨 돌릴 수 있는 틈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