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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과 부채에 대한 이해

재무구조 이해의 출발점. 사모펀드 딜 구조와 연결하여

by 친절한소나무

1. 오늘 배울 주요 내용


오늘은 회계와 재무의 기본이자, 사모펀드(PE) 딜 구조를 이해하는 데 있어 출발점이 되는 ‘자본과 부채의 차이’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단순히 용어 정의를 넘어, 실무에서 이 개념이 어떤 식으로 활용되는지, 왜 이것이 딜의 구조를 좌우하는지에 대한 실제적인 논의를 중심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기업 재무제표에서 자주 마주치는 자본과 부채 항목이지만, 이것을 단순히 ‘내 돈’과 ‘빌린 돈’으로만 구분한다면 너무 표면적인 이해에 그치게 됩니다. 특히 금융권 종사자라면, 이 둘이 가지는 법적 성격, 회계상 인식 기준, 그리고 신용 분석 및 투자구조 설계에서의 차이를 분명히 인지해야 합니다. 오늘 글은 그 출발점에 서 계신 분들에게 실전 중심으로 정리된 가이드를 드리고자 합니다.


2. 왜 알아야 하는가: 재무구조 이해의 기본 단위


재무구조(financial structure)를 이해한다는 것은 결국 ‘이 기업이 어떻게 돈을 조달했고, 그 조달된 자금이 어떤 성격을 가지는가’를 파악하는 일입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구분이 자본(equity)과 부채(debt)입니다. 자본은 말 그대로 기업의 소유주, 즉 주주의 몫이고, 부채는 외부 채권자의 몫으로 구분됩니다. 자본에는 의무 상환이나 이자 지급의 개념이 없고, 부채는 정해진 원리금 상환 일정이 존재합니다. 이처럼 회계적으로 명확히 다른 특성을 가진 자금 조달 수단은, 기업의 안정성, 유동성, 재무 레버리지 등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가장 기초적인 분석 단위가 됩니다.


PE 딜을 예로 들면, 인수 주체는 통상 자본과 부채를 결합하여 회사를 인수합니다. 이때 인수 대상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이 확보되어 있다면, 부채 비중을 높여 레버리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본과 부채의 성격을 혼동한다면, 예컨대 RCPS나 전환사채처럼 회계상 자본이지만 경제적으로는 부채에 가까운 상품을 잘못 판단할 수 있어 실무 리스크가 커집니다.


3. 회계적 정의와 실무상 해석의 간극


회계기준상 부채는 '과거의 사건으로 인해 기업이 현재 의무를 지고 있으며, 그 의무의 이행이 자원의 유출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은 항목'으로 정의됩니다. 반면 자본은 ‘자산에서 부채를 차감한 잔여 지분’입니다. 이렇게 들으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 실무에서는 ‘회계상 자본’과 ‘경제적 자본’이 엇갈리는 사례가 자주 등장합니다.


예를 들어, RCPS(상환전환우선주)는 발행 조건에 따라 회계적으로 부채로 분류되기도 하고, 자본으로 분류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실질적으로는 일정 기간 후 상환이 예정되어 있고, 고정 배당이 지급된다면 이는 사실상 채권에 가까운 구조입니다. PE 업계에서 RCPS가 자주 사용되는 이유는, 투자금의 회수 가능성을 일정 수준 보장하면서도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면 부채비율을 낮추는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회계와 실무 사이의 해석 차이는, 해당 상품의 성격을 파악하고 딜 구조를 설계할 때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입니다.


4. M&A, 인수금융, 리스크 분석의 출발점


기업 인수 구조를 설계할 때 자본과 부채의 구분은 구조 전체의 뼈대를 결정짓는 요소입니다. 특히 LBO(Leveraged Buyout) 구조에서는 인수금융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이때 재무제표상의 부채비율, EBITDA 대비 순부채비율(Net Debt/EBITDA), 이자보상배율(Interest Coverage Ratio) 등 여러 지표가 인수금융 가능성과 조건을 좌우하게 됩니다. 실무에서는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외부 차입을 최대한 활용하면서도 자본구조가 지나치게 취약해지지 않도록 밸런스를 맞추는 것이 관건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을 PE가 인수하고자 할 때, 총 인수금액 중 70%는 차입금으로 조달하고 30%는 자본금 및 RCPS로 구성한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때 RCPS가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되더라도, 투자자나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실질적인 상환 압력을 고려해 이를 부채에 준하는 항목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즉, 단순한 분개상의 구분만으로는 부족하며, 경제적 실질을 함께 보아야 정확한 신용분석이 가능합니다.


또한 신용평가사, 인수금융 주선사, LP(출자자)에게 보고하는 실무 보고서에서는 이러한 회계상 분류와 경제적 성격의 차이를 반드시 설명해줘야 합니다. 자본 항목이지만 조기 상환 조항이 있거나, 일정 조건 충족 시 이자 지급이 의무화되는 경우, 이는 부채적 성격으로 간주되어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5. 자본과 부채, 표면 뒤의 구조를 읽는 힘


자본과 부채는 단순히 ‘소유’와 ‘채무’라는 이분법적 개념을 넘어서, 기업의 구조와 리스크, 나아가 거래 구조의 설계 방식까지 연결되는 핵심 개념입니다. 금융업무를 하시는 분이라면 이분법적으로 부채와 자본을 보시기 보다는, 일종의 스펙트럼으로 가장 타인자본 ~ 가장 자기자본으로 이해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요즘은 어중간한 성격의 상품이 많아, 그 실질을 파악하여 영향을 검토해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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