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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가상각에 대한 이해

EBITDA, EV 계산 시 필수 요소

by 친절한소나무

1. 오늘 배울 주요 내용


오늘은 감가상각(depreciation)에 대해 다룹니다. 회계 용어 중에서도 자주 들리지만 실무에서는 헷갈리기 쉬운 개념이며, 단순한 회계처리를 넘어 기업가치 평가, 인수금융 구조 설계, 투자 판단 등 다양한 맥락에서 핵심 역할을 합니다. 특히 EBITDA 계산이나 EV(Enterprise Value) 평가 시 감가상각은 필수적으로 고려되는 요소로,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밸류에이션 자체가 왜곡될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감가상각의 기본 개념부터, 실제로 실무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M&A와 금융 실무 사례를 바탕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실무적인 통찰력까지 얻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했으니, 한 단계 깊은 회계 이해에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2. 회계상의 숫자가 보여주는 경제적 의미


감가상각은 고정자산과 같은 유형자산을 일정 기간에 걸쳐 비용으로 인식하는 회계 처리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공장을 하나 건설했다고 해도, 그 비용을 한 해에 전부 비용 처리하지 않고 사용 연수에 따라 나누어 인식하게 됩니다. 이는 기업의 손익을 보다 현실적으로 반영하고, 자산이 실제로 소모되는 기간에 맞춰 비용을 배분하기 위함입니다. 감가상각은 '현금이 나가지 않는 비용(non-cash expense)'이기 때문에, 당기순이익(Net Income)과 현금흐름 간 괴리를 만드는 대표적인 요인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감가상각을 이해하는 것은 손익계산서의 표면적 수치 너머에 있는 기업의 현금흐름과 가치평가의 실체를 들여다보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EBITDA(세전이자비용·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지표에서 감가상각은 더해지는 항목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감가상각은 실제 현금 유출을 수반하지 않기 때문에, 기업의 ‘현금 창출 능력’을 평가할 때는 제외하고 보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많은 금융 전문가들이 감가상각이 기업 분석의 출발점이자 EBITDA의 구조를 이해하는 핵심으로 여깁니다.


3. 감가상각의 회계적 구조와 포인트


감가상각은 일반적으로 정액법(straight-line method), 정률법(declining balance method) 등 여러 방식 중 하나를 택하여 회계정책으로 설정하게 됩니다. 기업이 보유한 자산의 특성과 경제적 내용에 따라 적절한 감가상각 방법을 선택하며, 이는 손익계산서의 비용 인식 구조뿐 아니라 자산의 장부가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장비를 10억 원에 구입하고 정액법으로 10년 동안 감가상각한다면, 매년 1억 원이 비용으로 처리됩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장비의 가치가 처음 2~3년에 급격히 떨어질 수도 있고, 후반부에는 거의 유지될 수도 있습니다. 회계기준은 '경제적 실질'에 근거한 감가상각을 권장하기 때문에, 실무에서는 자산의 성격을 충분히 고려해 판단해야 합니다.


4. M&A 밸류에이션, 인수금융 구조와의 연결

실제 M&A 실무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개념이 바로 EBITDA이며, 이 EBITDA를 계산할 때 반드시 감가상각을 더해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제조업체의 영업이익이 50억 원이고, 감가상각비가 20억 원이라면, EBITDA는 70억 원이 됩니다. 인수금융(Leveraged Finance)에서는 이 EBITDA 수치를 기준으로 최대 차입 가능 금액을 산출하며, 통상 EBITDA의 4~6배까지를 레버리지 한도로 설정하게 됩니다. EBITDA가 클수록 그만큼 차입 여력이 늘어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EV(Enterprise Value) 계산에서의 감가상각 반영 방식입니다. EV는 ‘시가총액 + 순부채’로 산정되며, EBITDA 배수를 통해 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감가상각이 EBITDA를 통해 EV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며, 과소 감가상각은 기업가치를 과대평가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실무적으로는 EBITDA 산정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감가상각 정책을 회계감사보고서, 주석, 손익계산서, 현금흐름표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하게 됩니다.


5. 마치며

감가상각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기업의 자산 운용, 손익 구조, 투자 회수 가능성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줍니다. 금융권 실무자 입장에서 보면, 감가상각은 EBITDA 분석의 출발점이자, 투자 밸류에이션의 핵심 변수이며, 인수금융 구조 설계의 제한요소이기도 합니다. 특히 M&A에서는 감가상각비가 적정하게 반영되어 있지 않을 경우, 인수 후 실적이 달라질 수 있어 실사 단계에서 꼼꼼히 검토해야 하는 항목 중 하나입니다.


회계는 숫자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경제적 실체를 보여주는 언어입니다. 감가상각이라는 작은 개념을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느냐에 따라, 기업 분석의 깊이가 달라지고, 실무에서의 설득력도 달라집니다. 오늘 글이 여러분이 숫자 뒤에 숨은 구조를 읽는 눈을 기르는 데 작은 도움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 어떤 보고서를 작성하든, 어떤 딜을 분석하든, 감가상각이 그 중심에 있을 가능성은 꽤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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