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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주의와 현금주의에 대한 이해

발생주의와   현금주의에 대한 개념 설명, 사례 등

by 친절한소나무 Mar 30. 2025

1. 오늘 배울 주요 내용


이번 글에서는 회계의 가장 근본적인 개념 중 하나인 ‘발생주의(Accrual Basis)’와 ‘현금주의(Cash Basis)’에 대해 설명드리고자 합니다. 이 두 가지는 회계 정보의 인식 기준을 결정하는 핵심 원칙이며, 단순히 회계처리의 기술적 차이를 넘어 기업을 보는 관점 자체를 좌우합니다. 특히 재무제표를 이해하려는 금융권 입문자, 투자자, 그리고 실무 보고서를 작성하는 분들에게는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개념입니다. 글에서는 두 방식의 정의와 차이점은 물론, 실무 적용 시 어떤 판단이 필요한지, 그리고 M&A 및 인수금융 사례에서 이 개념이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실제적으로 짚어보겠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숫자 뒤에 숨겨진 의미를 읽는 감각이 한층 다듬어질 것입니다.


2. 왜 알아야 하는가: 회계 기준이 기업의 모습까지 바꾼다


회계란 결국 ‘기업의 경제 활동을 수치화하여 보여주는 언어’입니다. 그런데 그 언어가 어떤 원칙에 따라 쓰이느냐에 따라 기업의 모습이 다르게 보일 수 있습니다. 발생주의는 ‘수익과 비용을 실제 현금 수수 여부와 무관하게, 그 경제적 실질이 발생한 시점’에 인식하는 방식입니다. 반대로 현금주의는 ‘현금이 실제로 들어오고 나간 시점’을 기준으로 수익과 비용을 기록합니다. 언뜻 단순한 기준 차이처럼 보일 수 있지만, 회계 정보의 정확성과 해석 가능성을 근본적으로 다르게 만듭니다.


예를 들어 고객에게 물건을 판매하고 아직 대금을 받지 못했더라도, 발생주의 회계에서는 이미 매출로 인식됩니다. 반면 현금주의에서는 돈을 실제로 받은 시점까지는 매출로 잡히지 않습니다. 이 차이는 특히 현금흐름이 불안정한 기업이나 초기 기업의 실적을 평가할 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무에서는 이러한 회계 기준 차이로 인해 EBITDA, 순이익, 운전자본, Free Cash Flow 등의 계산 결과가 달라지며, 결국 투자 의사결정과 가치평가에도 영향을 주게 됩니다.


3. 발생주의 회계의 논리와 복잡성


발생주의 회계는 경제적 실체를 반영하는 데 최적화된 기준입니다. 매출은 제품을 인도하거나 서비스가 제공된 시점에 인식되며, 비용 역시 수익과 직접 관련된 시점에 대응되도록 인식됩니다. 이 원칙 덕분에 손익계산서는 기업의 '경영 성과'를 보다 정확하게 보여주게 되며, 투자자나 채권자는 수익성과 안정성을 판단하는 데 있어 보다 유용한 정보를 얻게 됩니다.


하지만 발생주의는 그만큼 복잡한 회계 추정을 수반합니다. 예를 들어 미수금이나 선수금, 충당부채나 감가상각, 매출채권 손실충당금 등 현금 흐름과 관계없는 항목들이 재무제표에 포함되게 됩니다. 특히 손익이 발생했지만 실제로 현금이 들어오지 않는 상황에서, 기업의 유동성 위기를 간과하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점 때문에 실무에서는 발생주의 재무제표뿐 아니라, 현금흐름표를 반드시 병행해 검토해야 하며, 특히 인수금융에서는 양자를 비교 분석하여 기업의 '지속 가능성 있는 현금 창출력'을 파악합니다.


4. M&A, 인수금융에서의 쓰임 사례


실제 M&A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마주치는 질문 중 하나는 “이 수익이 실제 현금으로 유입되었는가?”입니다. 이는 발생주의 기반의 손익계산서만으로는 답을 찾을 수 없으며, 반드시 현금흐름표나 거래처 미수금 상태를 함께 확인해야만 합니다. 인수금융에서는 특히 EBITDA 수치를 기준으로 차입 가능성을 평가하는데, 이 EBITDA는 발생주의 개념으로 산출되기 때문에, 동일한 EBITDA라도 현금흐름 구조에 따라 투자 위험이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어떤 기업이 연간 매출 500억 원, EBITDA 100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면 외형상 투자 매력이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정작 현금 흐름표를 보면 연간 영업활동현금흐름이 30억 원에 불과하고, 매출채권 회전율이 매우 낮다면 이는 발생주의의 한계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실무에서는 EBITDA를 재구성하여 '정상화된 EBITDA'로 조정하고, 인수금융 한도 산정 시 보수적으로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실사 보고서(FDD)나 투자보고서 작성 시에도 발생주의 회계 수치는 단순히 '수익과 비용의 시점 차이'로 보지 않고, 운전자본 구조, 미수채권의 건전성, 유보부채의 발생 주기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단순히 장부상 이익이 커 보인다는 이유로 딜을 밀어붙였다가, 실제로는 현금이 빠르게 소진되는 구조였던 사례는 과거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수차례 반복되었습니다.


5. 마치며: 회계 기준의 차이가 실무 전략을 바꾼다


발생주의와 현금주의의 차이는 단순한 회계 처리 방법의 차이를 넘어, 기업에 대한 해석 틀 자체를 바꾸어 놓습니다. 금융 실무자라면, 단지 어떤 수치가 크고 작다를 보기 전에 그 수치가 어떤 기준 아래 만들어졌는지를 먼저 물어야 합니다. 발생주의 수치를 통해 수익성과 수익구조를 파악하고, 현금주의 관점에서 유동성과 지속 가능성을 분석하는 태도가 필수입니다.


회계는 숫자의 나열이 아니라, 경제 실체를 해석하는 언어입니다. 특히 인수금융, M&A, 사모펀드 투자 등 고차원적 판단이 필요한 영역에서는, 발생주의의 장단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를 현금흐름 분석과 병행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의 출발점입니다. 오늘 다룬 내용을 바탕으로, 숫자 이면의 의미를 읽어내는 분석력이 한층 강화되시길 바랍니다. 실무는 결국 ‘누가 더 본질을 먼저 꿰뚫어보는가’의 싸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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