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9월 5일(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9월 9~10일) 취재를 위해 인도 외무부가 나눠준다는 출입증(배지)를 찾으러 갔다. 수샤시 스와라지 바완이란 정부 건물인데 미국계 및 영국계 국제학교 부근에 있었다.
건물에 들어가려는데 경비원이 어크레딧테이션 레터가 있느냐고 물었다. 나는 내 상황을 설명하고 소속사 사장이 써준 레터가 있다고 했다. 그랬더니 경비실로 나를 데려가더니 사진이 들어있는 영문 어크레딧테이션 레터 샘플을 보여줬다. 더는 의사소통이 안됐다. 그래서 담당 공무원하고 이야기하게 해달라고 요구해 건물 안에 들어갔다.
건물 안에는 현지인 기자들이 여럿 보였고 공무원인 듯한 이들도 있었다. 테이블에는 배지가 놓여있었다. 배지에는 사진과 소속사 등이 언급돼 있었다.
테이블에 앉은 직원 2명에게 설명했다. 내가 현재 인도 언론공보국(PIB)에 기자증을 신청해 기다리는 상태기 때문에 기자증이 없다는 등 사정을 소상히 말했다. 그랬더니 직원 두 명 중 나이가 많이 들어보이는 이가 자기들은 PIB 소속이라면서 인도 외무부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며칠 전 배지를 신청하라고 통지했다며 해당기간에 신청하지 않았으면 배지가 나오지 않고 여기서 만들어 줄 수도 없다고 했다. 간단한 내용이었다. 나는 그런 통지사실을 몰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어떤 공무원이 나타나서 내 상황을 잘 아는 듯 그러면 한국대사관에 이야기해서 어피셜 미디어 퍼슨임을 증명하는 비표를 받으면 된다고 했다.
알고 보니, 그는 내가 메일을 주고 받으며 알게 된 인도 외무부 직원 A씨였다. 반가움을 표하면서 A씨에게 비자연장 신청 건에 대해 재차 문의했다. 그랬더니 "걱정 말라"고 하면서 비자 만료일이 언제냐고 묻었다.
PIB 직원은 외무부 직원이 배지 배포를 주관하고 PIB는 보조한다고 부연했다. 나는 친절하게 대해준 50대로 보이는 그 PIB 직원과 20대로 보이는 동료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싶었다.
그래서 가방에 넣어 가지고 온 스카프와 넥타이를 선물로 전달하려고 했으나 완강히 거부당했다. 나는 법적으로 문제 없는 선물일 뿐이라고 했는데도 통하지 않았다. 갑자기 내가 무슨 '뇌물'을 주는 사람인 양 스스로 느껴져 부끄러운 마음까지 들어 선물을 도로 가방에 넣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부정부패 방지를 위해 모든 정부관련 신청(인허가 포함)은 온라인으로 하도록 했다. 하지만 사이트에 서류 업로드하기가 힘들다. 나는 이런 점에 대해서도 PIB 직원에게 말했다. 그는 동의하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맞장구까지 치지는 않았다. 조심하는 표정이 역렸했다.
[2023년 9월 6일(수)]
아내가 종일 아픈 날이었다. 그렇지만 나는 내 일을 평소처럼 해야 했다. 이번 주말에 있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관련한 기사를 주로 썼다. 혼자 점심을 해결하고 산책을 하려 했으나 내키지 않아 그만 뒀다.
일을 마무리한 뒤 오후 4시쯤 시내 V3S 몰에 갔다. 운전사를 종일 대기만 하게 할 수는 없다는 생각도 들었다. 몰에 도착해 보니 지은 지 꽤 오래 된 건물이었다. 몰 안으로 들어가니 내부가 꽤나 넓었다. 세컨드 플로어에는 종합매장인 스마트 바자르가 위치해 있었다. 채소나 과일 코너에 가보니 여느 스마트 바자르에 못지 않게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찾는 조그마한 책꽂이나 그와 비슷한 물건은 보이지 않았다. 이 몰 내에는 약국도 없어 아내가 부탁한 근육이완제도 구입할 수 없었다.
혼자 이곳저곳 구경하다가 귀가했다. 귀가해서는 운전사에게 내일 오전 9시까지 오라고 했다. 나중에 내일 오전 10시까지 오라고 와츠앱 계정을 통해 알렸더니, 'Ok sar thank you'라고 답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