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제껏 살면서 내 인생의 시련이 없었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고 싶은 건 다 이뤘던 것 같은데? 난 항상 운이 좋았다고. 하지만, 이번에 글을 적으며 돌이켜보니 분명 내게도 작은 시련들은 언제나 존재했다. 그런데 내가 그런 것쯤은 시련이라고 안 쳐줬던 것이다. 그냥 지나가는 별거 아닌 일이라고 생각하면, 진짜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당시에는 시련이었던 것이 오히려 나중에는 기회가 되는 일이 벌어지기도 하니까. 앞으로도 혹시 작은 시련의 시기가 온다면, 꿈을 실현하라고 그런 시기들을 내려준 거라고 생각하자.
나는 인스타그램을 하지 않는다. 물론, 평소 만나기 어려운 친구나 지인들이 어떻게 사는지 공유할 수 있고, 나는 요즘 이런 걸 하고 이런 걸 좋아한다고 보여주는 순기능이 있기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인스타에 올릴 사진을 하나라도 건지기 위해 현재 시간에 집중하지 못하고, 나는 이만큼 잘 살고 있다고 보여주기 위해 오히려 부자연스러운 삶을 살게 되는 단점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내가 남한테 관심이 없는 성격이기 때문이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게 뭐야? 그냥 내가 좋으면 하는 거고, 내가 싫으면 안 하는 거다. 만족의 기준을 내 안에서 찾는다. 좋은 결과도 나쁜 결과도 다 내가 만든 것이고, 내가 이뤄낸 것이니까. 이런 지금의 내 성격이 꽤나 마음에 든다. 개업을 하고 혼자 일하게 되면서 내 이런 성격이 바뀔까 봐 그게 불안했다. 남과 비교하면서 나의 위치나 성과에 조급해하게 되지 않을는지. 그래도 1년 지난 아직까지는 잘 지켜내고 있는 것 같다.
10년 전, 블로그에 내가 적었던 글을 보고 깜짝깜짝 놀랄 때가 있다. 이런 말투를 쓰고, 이런 생각을 하고 살았었다고? 하며 눈을 질끈 감고, 뒤로 가기를 연신 누른다. 내가 중학생 때는 스마트폰이 없었단 사실이 정말 다행스럽기도 하다. 그때 스마트폰이 있었다면, 아마 지금 흑역사가 굉장히 많았을 것 같다.
지금 쓰는 이 글도 훗날 돌아보면, 또 부끄럽다고 비공개 전환하거나 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계속 기록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의 이 감정을 잊지 않기 위해, 그리고 스스로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주기 위해서다.
난 내가 지금 선택한 직업을 평생 계속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게 나의 마지막 종착지는 아닐 것. 내 인생의 여행이 언제 어디로 가게 될지 모른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전환점을 맞게 될지도 모르고. 또 금방 싫증을 느끼고, 새로운 도전을 하겠다고 선언해 버릴지도 모른다. 진짜 진짜 최종인 줄 알았는데, 그 뒤에 진짜 진짜 진짜 최종이 나오지 말란 법이 없지.
홀로서기를 한지 이제 딱 1년이 되었고, 올해도 이제 어느덧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의 1년은 또 어떻게 살아볼까, 알 수 없는 미래가 기대된다.
8월 말, 우연히 보게 된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제목을 읽자마자, 왠지 모르게 참여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박한 글쓰기 주제가 있는 것도, 특출 난 글쓰기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니지만. 나만의 글쓰기 목표를 정하고 그걸 이뤄내는 일종의 성취감이나 쾌감을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나의 삶을 굵직하게 되돌아보며 정리해 보기로 했다. 수요 없는 공급, 사실상 일기에 가까울지도 모르지만. 그러나 막상 보인다고 생각하니, 말을 순화하고 순화해서 적게 되더라. 그래서 아직 스스로 100% 솔직한 글을 적지는 못했다. 앞으로 브런치를 오래 하면서 더 솔직한 생각들을 적어볼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