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사상
우리는 우연히 태어난 존재입니다.
어떤 목적이나 의미를 지니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존재는 자연선택과 무수한 우연의 결과입니다.
오랜 진화의 시간 동안 조상들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다른 삶을 살았다면 지금의 우리는 존재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우리의 존재는 필연이 아니라 끝없는 우연 위에 놓여 있을 뿐입니다.
생명이 탄생하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해서 자연선택이 일어났습니다.
자연선택이란 변화하는 환경에 적합한 돌연변이가 살아남아 번식하는 과정일 뿐, 자연이 의도를 가지고 선택한 것이 아닙니다.
단지 살아남는 것 자체가 그저 우연과 적응의 결과일 뿐입니다.
현대인은 하루하루 간신히 목숨을 유지하던 원시인들과 달리, 넘치는 안전과 안정 속에서 자신의 존재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인간의 불행과 불안을 초래합니다.
우리는 단순한 생존을 넘어 더 큰 의미와 목적을 찾고자 하는 존재가 되었지만,
역설적으로 그 탐구심이 존재에 대한 불안을 증대시키고 삶을 불행으로 몰아넣습니다.
앞서 말했듯 인간은 존재의 이유나 목적이 없습니다.
인간은 그저 존재할 뿐입니다.
인간의 탄생은 그저 가능했기에 일어난 사건에 불과합니다.
"실존은 본질에 앞선다"는 말이 있습니다.
목표라는 본질은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실존, 즉 존재 그 자체만이 있을 뿐입니다.
유전자는 우연히 탄생한, 의미 없이 증식하려는 작동 기전(機轉)을 지닌 존재입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체는 의미 없이 증식하려는 유전자를 운반하는 기계에 불과하다고 생각합니다.
유전자를 남기는 것이 인간 존재의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유전자는 이유 없이 늘어나려고 하는 특징을 지녔는데,
무의미가 의미를 부여할 수는 없기 때문이죠.
게다가 이건 유전자의 목적이지 우리, 즉 인격의 목적이 아닙니다.
(이기적 유전자)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아무런 제약도 없는 완벽한 자유를 가진 존재입니다.
그러나 자유도 과유불급이라는 이치에서 벗어날 수는 없습니다.
자유가 지나치면 오히려 인간에게 불안만을 남깁니다.
아무 목적 없이 세상에 태어났다는 느낌과 무의미에서 오는 허무감이 바로 불안의 근원입니다
우리가 가진 거의 모든 특성은 자연선택과 우연성에 의해 형성되었습니다.
저는 그 특성 중에서 하나의 특성은 거의 저주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바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성질입니다.
*심리 관련 내용들은, 치매 같은 정신적 문제가 없는 일반인에게만 적용됩니다.*
[용어 설명]
허들 = 행복의 역치,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최소한의 자극 수준
자극 = 우리의 외부, 내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경험과 현상들
행복해지려면, 허들을 넘는 자극이 필요합니다.
허들은 행복을 느낄수록 높아지고, 허들을 넘지 못하는 자극으로는 행복해지지 않고 별 감흥이 없거나 공허해집니다.
왜냐면 인간의 뇌는 ’자극에 순식간에 적응하고 더 큰 자극을 원하도록 설계됐기 때문입니다.
초월자가 설계한 것이 아니라, 이것이 생존에 유리했기에 자연선택 되어 우리에게 이어진 것 뿐입니다.
자연선택: 우연히 탄생한 돌연변이가 생존에 더 유리하다면, 그 돌연변이가 원래의 개체들보다 더 잘 생존하고 번식해서
돌연변이가 주가 된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 이 적응이 허들을 상승 시키거나 하락 시킵니다. 자극이 반복되고 유지되면 그 자극에 허들이 맞춰지죠.
위에서 말한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성질’이 바로 이것입니다.
이 성질은 엄청난 발전을 가능하게 해줬지만, 인생을 고통의 바다로 만들었습니다.
좋게 말해서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계속해서 발전하려는 성질이지, 나쁘게 말하면 그냥 만족을 모르는 성질일 뿐이니까요.
인간은 스스로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역할을 가질 수 있습니다.
과도한 자유를 스스로 깎아내며 불안을 완화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은 고통을 동반하며,
불안을 완전히 제거하지도 못합니다.
앞서 말했듯 불안은 인간 존재의 근본적인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그냥 살자니 과도한 자유가 불안을 부추깁니다.
그렇기에 행복이 중요합니다. 다른 선택지들과 달리, 고통 없이 저항할 수 있으니까요.
죽음이 오히려 쉬워 보이기도 하지만, 죽는 건 무섭습니다.
삶의 의미와 무관하게 인간은 조상들로부터 삶에 대한 집착이라는 성질을 물려받았습니다.
따라서 죽음을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죽음은 논외입니다. 어차피 살아야한다면 행복한 게 낫다고 판단했습니다.
어째서 행복이 낫다고 판단했을까요?
우리가 현재를 살아가는 존재이며, 인생은 아직 살아가야 할 날이 많기 때문입니다.
유한하고, 단 한 번뿐인 인생을 반드시 살아야 한다면, 행복하게 사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