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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제

by 세코

연일 산불 문제로 세상이 시끌시끌한 느낌이다.


세상의 문제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조금씩 시간이 지나다 보니 자연스레 세상사에 관심이 가게 된다.


시답잖은 연예인 뉴스가 재미있을 때도 있고, 잘 모르는 정치문제도 한 번씩 생각하게 되고, 이런 재해 관련한 일에도 촉각이 조금은 곤두세워지곤 한다.


지금은 조금 덜 하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나는 좀 꼬여있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했던 적도 있다. 내 주변에 서 발생하지 않은 재해가 나와 무슨 상관이며, 지금 내 눈앞의 삶을 신경 쓰기도 바쁜데 어찌 먼 세상의 일을 신경 쓰랴.라는 마음이었을까.


그러다 보니 문득 현재의 내가 산불에 대해 걱정하고, 내심 비가 많이 오기를 바라며 사상자가 생기지 않는 것을 바라는 모습이 조금 어색하기도 하다. 나와는 아무 관련 없는 사람들일수도 있는데 말이다.


내면의 변화? 생각의 변화?라고 표현해야 할까. 나 자신이 어떠한 사유로 심경 및 생각의 변화가 생겨 이러한 문제에 대한 관심이 생겼는지 흥미로워지는 순간이다.

주변인들과 이런 문제에 대해 자주 대화를 나누지는 않고, 또 어색하기도 하다. 익명의 누군가와 소통할 수 있다면 묻고 싶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것이 어떠한 생각이어도 상관없으니.


성장하면서 나 스스로 여유가 조금 생긴 것은 아닐까? 나름대로 정서적으로 성장한 것은 아닐까?

무엇이 되었든 과거의 나보단 좀 더 발전했다고 생각하며 오늘도 스스로를 칭찬한다. 과한 자존감은 문제가 되지만 적당한(?) 자존감은 내 행복감을 유지시키는 좋은 도구가 되는 것만 같다.


불이 꺼지길 바란다. 자연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고, 목숨을 읽고, 가족을 잃는 사람들의 마음을 내가 어찌 헤아릴 수 있을까. 글을 쓰다 보니 해가 잠시 떴으나 오늘의 햇살은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뜨거운 화마를 잠재울 수 있는 단비가 내리길 바라본다. 모두의 행복과 안녕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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