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금융사는 고객의 ‘장기 보유’를 원할까-수수료

수익률이 아니라 수수료가 쌓이는 시간

by LIFOJ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오릅니다”

금융상품을 설명할 때,
가장 자주 듣는 말 중 하나가 이거다.
“지금은 마이너스여도, 장기적으로 보세요.
시간이 해결해 줍니다.”

이 말은 사실 틀린 말은 아니다.
문제는, 누구에게 유리한 시간인가이다.
우리가 견뎌내는 그 시간 동안,
누구의 이익이 쌓이고 있을까?


장기 투자 = 수익률 상승?

아니다. 수수료 누적이다

펀드, 보험, 연금, 신탁 등 대부분의 금융상품은
“장기로 들면 좋다”는 메시지를 반복한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보면,
이 상품들의 수익은 아래와 같은 공식에 따라 계산된다:

수익 = 고객 잔고 × 수수료율 × 운용 기간

즉, 상품이 장기화될수록
금융기관 입장에서는 고정 수익이 복리처럼 쌓이는 구조다.


수수료는 ‘성과’가 아니라 ‘시간’에 연동된다

대부분의 금융상품 수수료는

성과형이 아닌 자산형으로 설정돼 있다.

즉, 고객이 이익을 내지 않아도
잔고만 유지되면 수수료는 발생한다.

예를 들어, 연 1.5%의 펀드 보수를 10년 유지하면
수익이 없어도 전체 투자금의 15%가 빠져나가는 셈이다.

고객 입장에서 이건 수익률 – 수수료 = 실제 체감 수익률이라는
계산을 늘 해야 한다는 의미다.


왜 중도 해지를 말리지 않을까?

왜 장기를 권할까?

금융사가 장기를 권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수익의 중심이 ‘성과보수’가 아니라
‘운용기간과 자산규모’에 맞춰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장기 상품들은

초기에 수수료가 집중되어 있거나

일정 기간이 지나야 회사의 실적에 반영되거나

해지할 경우 수수료 환수 리스크가 생기기 때문에

고객이 버티는 시간이 곧 수익 안정성으로 이어진다.


장기는 ‘복리’의 시간이지만, 누구에게 복리인가?

금융업계는 장기를 이렇게 포장한다.
“복리는 시간의 마법이다.”

하지만 복리라는 개념은
고객의 수익률에만 작동하는 게 아니다.
금융사 입장에서도 복리는 존재한다.

매년 빠져나가는 수수료

잔고 대비 보수 누적

유지 실적 기반 수익 평가

이 모든 것들이 ‘지속성’과 ‘장기 보유’에 기반해 돌아간다.
즉, 장기 보유를 통해 복리 효과를 누리는 건 회사일 수도 있다.


고객은 ‘장기 투자’를 한다.

금융사는 ‘장기 구조’를 짠다.

“장기 투자하세요”라는 말에는 진심이 담겨 있다.
하지만 그 진심은
고객의 손실 회복을 위한 진심이 아닐 수도 있다.

오히려

이탈률을 낮추고

수수료 환수를 피하고

예측 가능한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구조적 안정성 확보의 전략일 수도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하나?

장기 투자가 반드시 나쁜 건 아니다.
그러나 그 장기가
내가 원해서 하는 것인지,
아니면 구조적으로 끌려가는 것인지는
꼭 구분해야 한다.

수수료 구조를 먼저 확인하고

유지 비용이 합리적인지 점검하고

‘장기화’가 진짜 나의 전략인지, 금융사의 전략인지
의심해보는 눈이 필요하다.


마무리 – 시간이 쌓이면 무엇이 남는가?

우리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 수익이 나겠지’라고 믿는다.
하지만 시간은 언제나 중립적이지 않다.
시간 동안 쌓이는 것은
수익이 아닐 수도 있고,
수수료일 수도 있으며,
어쩌면 회사의 실적일 수도 있다.

“장기 투자”라는 말이 주는 따뜻한 포장은
그 안에 들어 있는 구조적 이익을
감추는 용도로도 쓰인다.

그 시간을 견디는 사람이
진짜 수익의 주인이 되려면,
수익이 쌓이는 방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Reflection Question

내가 지금 장기로 들고 있는 상품,
그 시간은
정말 내 돈을 위한 시간일까?
아니면 누군가의 수익을 위한 시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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