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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정윤 Oct 16. 2020

가을밤

가을밤은 맞이 할 겨를도 없이

성큼 다가와

문 밖에 우두커니 서있다. 깊은 밤 가끔씩 문을 두드리는 바람소리에 잊고 있었던 시간이 나를 깨운다. 모두 잊어내고  모두 씻어내고
바람에다 실어 보낸다. 시간은 깊은 밤처럼 소리없이 바람은 낯선 사람처럼 흔적없이 문 밖에서 조용히 지나간다. 나는 그저 끄덕인다. 차가운 바람에게 지나는 사람에게 아무 말 할 수 없어서 그저 끄덕이다 그저 끄적인다. 펜 끝에 매달린 아쉬운 마음 한가닥

길게 잡아 당겨서 끄적인다.

밤새도록 종이 위를 달리는 펜은

지칠줄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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