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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함에서 비롯되는 호기심과 찝찝함

영화 '버닝'

by 영화파파 은파파

불편함에서 오는 호기심

필자는 영화 '버닝'을 보기 두려웠다. 마주하게 될 불편한 감정이 예상되서였을까? 역시나 영화 '버닝'을 보고 필자는 불편함을 경험했다. 하지만 그 불편함에서 발생하는 호기심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 호기심은 영화적인 것과 동시에 '이창동' 감독이 풀어내는 세 명의 인물들에 대한 것이었다. '이창동' 감독은 3명의 인물을 어떻게 바라봤을까? 그 관계를 어떻게 풀어내고자 했을까? 하지만, '이창동' 감독은 명확하게 대답을 하는 것 대신에 그 해답을 관객에게 묻는다. 보통 영화가 방향성이 정해진 영화가 있는 반면, 방향이 불분명한 영화가 있다. 영화 '버닝'은 후자에 속하는 듯하다. 게다가 영화가 끝난 후에 경험하게 되는 찝찝함은 관객들을 영화에 계속 머물게 한다. '이창동' 감독의 질문에 대한 대답도 찾아야 하며, 뭔가 해소되지 않은 듯한 영화의 마무리로 찝찝함을 경험하기에 영화가 어렵게 느껴지는 건 사실이다. 제목도 의미심장하다. '버닝(Burning)'. 사전적으로 '불타는', '갈망하는'의 뜻을 지녔다. 영화의 서사와 제목의 연관은 무엇인지도 고민해야 한다. 과연 '이창동' 감독이 바라보기에 어떤 것이 '불타고', 3명의 인물은 어떤 것을 '갈망'했을까? 또한, '이창동' 감독의 시선과 서사의 끝은 어떤 이유일까? 깊은 사유와 고뇌를 던지는 영화, '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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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 청춘을 대변할 수 있는 배우 '유아인'

최근 행보는 아쉽지만 이 시대 청춘을 대변할 수 있는 배우였음에는 틀림없다. 영화 '버닝'에서도 이 시대 청춘들이 지녔을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가난, 결핍, 상실, 실연 등 여러 감정을 표현한다. 영화 '버닝'에서 '유아인'은 '종수' 그 자체다. 따라서 영화 '버닝'은 '종수'의 시선에 따라 움직인다. 영화를 보며 관객들이 경험할 불편함과 의구심은 영화 내에서 '종수'가 느낄 감정과도 유사하다. 여러 상황들을 통해 '종수'가 가지는 결핍, 상실, 실연, 포기, 무기력함 등이 관객에게 전해지면서 '종수'에게 감정적 이입이 되는 효과를 갖는다. 그럼, '종수'에게 '버닝(Burning)'이란 무엇일까? 영화를 본 후 필자는 '그때, 그 시절'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인생에 한 번뿐인 '청춘 시절'을 '종수'는 결핍, 상실과 무기력함으로 가득하게 지낸다. 그 과정 중 만난 '해미'를 통해 그 시절에 '버닝(Burning)'할 감정을 점차 갖게 되지만, 그마저도 미궁으로 빠지는 상황을 '이창동' 감독은 '유아인' 배우를 통해 냉정하고 냉철한 시선으로 그린다. 이를 통해 현시대의 청춘들이 경험할 수 있는 혼란을 대변한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을 해본다. '종수'에게 '버닝'은 ''해미'로 인해 발생한 감정과 관계 그 자체였을 수도 있겠다'라고 말이다. 하지만, 방향을 잃고 혼란을 야기하는 '해미'와 '벤'을 통해 자신이 '버닝(Burning)'되는 상황을 마주하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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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하고 신비스러운 분위기를 지닌 배우 '전종서'

신인 배우라고 느껴지지 않을 만큼 그녀에게는 특정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그녀가 배우로써 자아내는 분위기는 영화의 불편한 분위기와 어울린다. 미스터리한 인물 '해미' 역을 맡아서 그 배역에 충실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종수'와 '벤' 사이에서 미묘한 간격을 유지하는 캐릭터로 위치한다. '전종서' 배우가 맡은 '해미'의 '버닝(Burning)'은 무엇일까? 개인적인 생각은 '자유'였다. 그녀에게 '자유'란 하나의 활력이고 삶이며, 무의식적인 흐름과 같은 느낌이다. 그런 그녀는 무기력함과 결핍에 갇힌 '종수'를 감정적으로 뜨겁게 변화시키는 인물이면서 '종수'와 대조적인 성향을 가진다. 여기에 '전종서' 배우는 '해미'를 독특하면서 밝고,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해석한다. 이런 캐릭터의 해석과 함께 배우가 가진 고유의 분위기가 '해미' 캐릭터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리고 배우를 비추는 뉘앙스를 '종수'와 다르게 가져가면서 영화의 불편함을 지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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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 시대 청춘들을 바라보는 어른의 시선, '불편함'

'이창동' 감독이 어른을 대변한 시선의 선택, '불편함'. 어쩌면 이 시대 청춘들을 바라보는 시선일 수도 있겠다. 한쪽은 결핍과 무기력함으로 가득한 청춘, 한쪽은 독특하고 개성이 가득한 인물을 대조적으로 비추며 변화를 가져가는 동시에 미스터리한 인물 '벤'을 추가적으로 투입하며 3명의 관계를 불편하지만 호기심을 갖고 바라보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필자는 불편함과 찝찝함을 걷어낼 수가 없었는데 그 이유가 3명의 캐릭터를 바라보는 시선과 그 관계를 다루는 연출이 원인인듯싶다. 끝에 열린 결말에서는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며 불편하지만 관객들에게 해답을 찾게 하는 효과를 낳는다. 이 해답을 찾기 위해 영화를 분석하고, 해석하려는 욕구가 발생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영화 '버닝'은 그 답이 명확하게 보이지 않는다. 시선의 차이일까? 필자는 아직도 '이창동' 감독의 메시지를 찾고 있다. 마지막 장면을 연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불편함'이라는 감정은 영화 서사뿐만 아니라, 영화 '버닝'을 전체적으로 아우르는 분위기다. 감정적인 찝찝함이 여운으로 남으며 마음의 요동이 남는 영화, '버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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