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이 이 세상에서 가장 쉬웠어요

뭘 해 먹을지 고민될 때 제일 만만한 저녁메뉴

by 바로코
두루미스의 서비스 종료로 그곳에 작성해 두었었던 몇 십 개의 글들이 하루아침에 사라져 버렸습니다. 어제 다행히 브런치 작가로 선정된 이후 앞으로 그곳에서 했던 이야기들을 이곳에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여 풀어나갈 것입니다. 지금 이글도 그 프로젝트(?) 중의 일환이오니 앞으로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전 우리 집의 삼시세끼 이야기를 안 할 수가 없다. 다른 식구들이 아닌 오로지 나의 기준과 관점에서 설명을 하자면, 토요일을 제외한 매일 아침은 삶은 달걀, 껍질채로 먹는 사과 한 개, 그리고 바나나 한 개다. 토요일은 일주일 동안 애쓰고 고생했다는 보상으로 코스트코에서 파는 건강식 곡물 시리얼(아래 링크 참조)과 삶은 달걀을 먹는다.




점심은 무조건 한식 그리고 저녁은 한식을 제외한 아무거나 먹는데 여기에는 빵, 떡, 면 종류 등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오늘처럼 저녁에 뭐 해 먹기 어중간할 때에는 무조건 라면으로 간다. 갑자기 스케줄이 생기신 엄마가 뭘 해 줄 수 있는 입장이 안 되셨기에 나가시기 전 라면 두 봉지를 아예 가져다 놓으셨다. 생전 처음 보는 라면이어서 검색까지 해봤었다.


Screenshot 2025-12-17 120701.png 아무 라면이나 원래 잘 끓이면 쫄깃한 면이자나 뭔 멍멍소리여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득 지난 2월 20일이 떠올랐다. 그날 점심은 김치찜을 먹었고 사실 전날 엄마가 라면을 끓이기 위한 최적 그리고 최상의 물의 양을 어떻게 정하여 붇고 조리하는지 가르쳐 주셨다. 그리고 원래 다른 종류 섞어먹으면 그리고 먹다 남은 김치찜에 같이 넣으면 더 맛있다면서 이렇게 내놓으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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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나는 눈을 비롯한 신체에 여러 장애를 앓고 있어서 요리라는 걸 아예 못한다. 내가 유일하게 자신 있게 잘할 수 있는 게 바로 라면 끓이기인데, 이것도 기본만 할 줄 알지 여기에 달걀을 푼다던가 파를 송송 썰어서 집어넣는 것 등도 할 수 없다. 그래도 매번 끓일 때마다 맛있다며 잘 먹어주는 식구가 한 사람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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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2월 20일 저녁시간 낮에 먹다 남은 김치찜 냄비에 이 두 가지 라면을 한꺼번에 투하해서 끓였다. 영상도 찍어봤지만 생각보다 끓이는 중이라는 게 표가 잘 나지 앉아서 그냥 삭제하고 이미지로만 남겼었다. 그래도 여기 자세히 보시면 부글부글 거품들도 좀 보이긴 하다.





맛은? 다행히 성공적이었고 아버지께서는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어 올리시며 잘 드셨다. 김치찜의 원래 짠맛 때문에 수프를 반만 좀 덜어냈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맛 자체는 내가 먹어봐도 훌륭했었다. 사실 맛 평가에 대한 기록을 두루미스인지 쓰레드인지 했었는데 기억을 되살리려 아무리 뒤져도 지금은 더 이상 찾을 수 없고 또 찾기 힘들다. 그래도 분명하고 또렷하게 기억하는 건 결코 실패하지는 않았다는 거, 그럼 됐지 뭐~






오늘 저녁도 부디 성공적으로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