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을 불러오는 방법

함부로 불러들이지 말자

by ZW

혹시 어릴 때 귀신을 불러들이는 주술을 해본 적이 있는가? 어린아이들은 갖가지 괴담과 귀신, 섬뜩한 이야기들을 좋아한다. 유난히 괴담에 큰 관심을 보이며, 여러 이야기를 듣고 퍼트리거나 심지어는 지어내서 알리기도 한다. 미지의 시간이나 존재에 대한 공포감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지만, 호기심에서 시작된 것일 수도 있다. 정말 귀신이 있다면 어떨까? 만약 만날 수 있다면?

귀신을 부르는 주술 중 몇 가지는 유명하다. 나도 어릴 때 몇 번 시도해 본 적이 있을 정도다.

분신사바, 구석 귀신, 나 홀로 숨바꼭질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 중에서 들어본 것이 있는가? 이번에는 이 방식들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며 설명하고자 한다.



#귀신의 대답을 믿을 수 있는가

이 주술은 워낙 유명해서 다들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진행방법은 경우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 데다 무척 다양하지만, 일단은 내가 사용했던 방식이 가장 기억에 남으므로 이를 기준으로 한다.

종이에 '예'와 '아니요'를 적는다. 그 사이에 펜을 하나 놓고, 위에 가로로 펜을 하나 더 올린다. 위에 올린 펜이 떨어지지 않게 중심을 잘 잡았다면 '분신사바' 주문을 외운다. 그러면 귀신이 온다. 귀신에게 '예' '아니요'로 대답 가능한 질문을 하면 귀신이 대답해 준다. 마지막, 주술을 끝마친 후에는 반드시 사용한 펜과 종이를 불태운다. 비록 내가 시도했을 때는 딱히 큰 변화가 없어서 후처리도 하지 않았다.


이는 외국의 위저보드와도 비슷한 방식이다. 귀신을 불러들여 어떤 질문을 하고 대답을 듣는다. 어떤 귀신을 특정해서 불러들일 수 있다면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도 있지만, 그와 관련된 방법은 따로 나와있지 않다. 적당히 아무 귀신이나 불러들인다는 것인데. 이렇게 얻은 대답은 과연 믿을 수 있을까? 길 가는 아무나 붙잡아 놓고 물어보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귀신이라고 해서 전부 다 알고 있을 리도 없다. 우리는 어떤 귀신이 나타났는지조차 알 수 없는데 잡귀신이 그럴듯하게 지어내서 하는 대답을 믿을 수 있나? 물론 저절로 펜이 움직이니 놀라서라도 믿을 것이다. 하지만 이와 믿을 수 있는지는 별개다.


귀신에게 질문을 할 수 있다면 어떤 것을 물어보고 싶은가? 자신이 언제 죽는지, 미래에 어떻게 되는지, 혹은 현재 진행 중인 일이 잘 되는지 등등 미래에 대해서 묻지 않을까? 하지만 이전에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듯, 귀신이 멋대로 말을 하고서 이를 직접 현실로 만들어줄 수도 있는 법이다. 귀신이 남의 미래를 자유자재로 볼 수 있으면 그게 귀신인가? 그냥 신이겠지. 물론 신이 그렇게 괴상한 방식을 사용한 사람 앞에 나타날 것 같지도 않으니, 잡귀신을 하나 불러들여서 어깨에 얹는 꼴이다.



#방구석에 귀신이 있다

이 또한 실행 방식이 몇 가지로 나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큰 틀은 비슷하다. 네 모서리가 모두 비어있는 방에 세 사람이 모인다. 서로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방을 어둡게 만든다. 각각 하나의 모서리에 자리를 잡고, 노는 듯한 행위를 하면 나머지 빈 구석에 귀신이 나타난다. 방의 네 구석이 모두 채워지는 것이다. 어둠 탓에 정확히 누가 귀신인지 알 수 없다는 점이 정말 무서운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흔히들 구석 자리에 귀신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구석을 오래 응시하지 말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들었다. 귀신은 왜 굳이 구석 자리를 고집하는 걸까? 방의 모서리, 구석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시선이 잘 닿지 않는 곳, 후미진 자리. 혹은 사람이 구석에 자리를 잡는다고 치면 내쫓긴 듯한 분위기가 연출된다. 몸을 말고 앉아 있을 것 같고, 존재감이 없을 것 같다. 넓은 방바닥을 두고 그런 곳에 굳이 자리를 잡는다면 보통 귀신이 아닐 것이다. 귀신이 되어서 이제 나름 자유롭게 떠돌 수도 있는데 방구석 자리를 자처한다. 게다가 산 사람들이 노는데 구석 자리 하나 비워줬다고 신나서 끼어든다. 자신이 귀신임을 알고 있을 테고, 산 사람들이 놀랄 상황도 알고 있을 것이다. 귀신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거들먹거리며 끼어든다고 할 수 있다. 같이 놀 귀신이 하나도 없어서 그럴까...


그러니까 이 구석 귀신은 방구석에만 콕 박혀있고, 그 자리에서 안 움직이고, 비록 구석 귀신을 겨냥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산 사람 놀이에 끼어들며, 이후 상황을 뻔히 알면서도 산 사람과 어울린다. 얼마나 졸렬하고 눈치 없는 귀신인가? 그러니까 '나는 귀신이므로 너희들을 놀라게 할 수 있다. 나를 무서워해라!' 하며 나타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다른 귀신들이랑 어울리지 못하니 산 사람들 사이에 낀다. 그야말로 호랑이 없는 산에서 여우가 왕노릇하는 꼴이다.



#귀신과 함께하는 숨바꼭질

나 홀로 숨바꼭질이란 것을 아는가? 이 또한 강령술의 일종으로, 귀신을 불러들여 인형에 집어넣고 숨바꼭질을 하는 놀이다. 일본에서 처음 시작된 것으로 알려진 이 놀이는 여러 사람들이 실제로 시도하고 체험담을 남겼다. 방식은 조금 복잡하다. 인형을 준비해서 이름을 붙인다. 그리고 인형의 안을 비우고 쌀과 자신의 손톱, 머리카락 등으로 채운다. 욕실에 물을 받아 인형을 넣어둔 후, 자신이 술래가 되어 인형을 찾는 시늉을 한다. 인형의 몸을 날카로운 것으로 찌르고, 사용한 도구를 인형 옆에 둔다. 이제 술래는 인형임을 인지시킨 후, 입에 소금물을 머금고 숨는다. 끝낼 때는 인형을 찾아 입에 있는 소금물을 뿌리고 '내가 이겼다.'라고 세 번 외친다. 사용한 인형은 불태운다. 복잡하지만 그만큼 무섭다.


강령술을 시도하는 사람의 일부인 손톱, 머리카락 등이 매개체가 되어 귀신이 인형에 깃든다. 그래서 피나 살점 등 좀 더 사람에게 가까운 재료를 사용하면 귀신의 힘이 강해진다고 한다. 이렇게 인형에 힘을 불어넣고 칼로 찌르면 그 안에 깃든 귀신을 공격하는 꼴이다. 귀신은 이에 복수심을 가지고 산 사람을 찾아다닌다. 뒤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이 분노한 귀신이 달라붙어서 큰일 날 수도 있다. 그런데 웃기지 않은가? 귀신을 보겠다고 복잡한 준비물을 모두 챙겨서 실행에 옮겼으면서, 진짜 귀신이 와서 분노하면 놀란다.


불러서 왔더니 대뜸 칼로 찌른다. 그러더니 저더러 술래를 하란다. 인형의 몸에 깃들었으니 움직이더라도 자유로운 행동은 불가능하다. 숨바꼭질 도중에는 타의로 인형에 갇힌 상태니 쉽게 벗어나기도 어려울 것이다. 인형의 형태에 따라 다르겠지만 거대 곰인형이나 마네킹을 이에 이용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작은 인형이 주가 된다. 작은 인형의 몸으로 어렵게 무기를 챙겨서 찾아다녔더니 소금물을 뿌린다. 그리고 숨바꼭질 종료를 선언하며 인형을 불태운다. 초대해서 갔더니 두들겨 맞고 쫓겨난 꼴이다. 사람도 물론 무섭겠지만 귀신은 얼마나 억울하고 화날까? 귀신에게 무슨 짓이야.



가볍게 이야기하긴 했지만, 이상 현상을 겪은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하니 강령술은 신중하게 시도하자. 잘못하다간 큰일 난다. 귀신을 믿지도 말고, 무섭게 보지도 말고, 괜히 공격하지도 말자. 그냥 사는 것이 제일 좋은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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