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미의 조각들
핸드폰 화면에 아주 오랜만에 보는 이름이 뜨면 반가움과 궁금함이 교차한다. '웬일이야?'라는 질문에 '그냥, 생각나서.' 라는 대답에 마음깊이 고맙다.
그렇게 시작된 대화로 서로의 크고 작은 소식을 나누며, 우리 사이 과거와 현재의 간극을 메운다. 살다보면 문득, 그 사람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질 때가 있다. 예전에는 그저 궁금해하고 지나갔는데 뜬금없는 친구의 연락에 반갑고 고마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이제는 그렇게 살지 말자 다짐했었다. 그래서 생각나면 바로, 뜬금없이 나도 전화를 건다. 백이면 백 전화를 받은 사람들은 '연락해줘서 고마워' 라는 말을 남긴다.
'소식'의 사전적 의미는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의 사정을 알리는 말이나 글'이다. 그러니까 소식이라는 것은 바로 내곁에 현재 있는 사람이 아닌, 지금 내곁에 없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이들을 향한 단어에 가까운 것이다. 예전에 나를 알고 곁을 나누었던 이들이지만, 현재는 몸도 마음도 멀리 떨어져 있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나의 사정. 그래서 내 소식을 전하는 일은 상대방과 나의 거리, 그 간극을 메우려는 노력이라 할 수 있다.
멀리 떨어져 있는 이에게 내 소식을 전한다는 것은 당신과의 인연이 나에게 여전히 소중하며, 당신은 내 소식을 전할만한 사람이라는 뜻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우리는 아무에게나 소식을 전하지 않는다. 나의 사정을 전할 만한 사람, 나의 소식을 들을 자격이 있는 사람, 내가 소식을 전하는 그 사람은 분명 나에게 그냥 지나가는 의미없는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소식을 전하는 것은 과거에 있는 그 사람을 현재의 내 곁에 불러오는 일이 아닐까.
그 사람이 모르는 현재 나의 사정을 그에게 알려주고, 그 사람이 현재의 나에게도 여전히 연결되어 있기를 바라는 마음. 내 소식을 전하는 일은 그렇게 소중한 사람들이 과거로 과거로 떠밀려 내려가지 않도록 그들을 다시 내곁으로 길어올려준다. 서로의 소식을 나누는 짧은 통화에 너는 그저 과거의 지나간 사람이 아니라 여전히 오늘도 내곁에 있는 사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