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차
어제저녁에 새벽 3시로 알람을 맞추어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익산에서 출발한 버스가 군산에서 4시 10분에 출발하는 관계로 아침 작업을 위해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기 위해... 이 버스는 익산에서 약국 처남 내외를 싣고 온다. 3시 40분, 두 개의 캐리어와 배낭을 짊어지고 문단속 후 출발. 신문 지국에는 오늘 자 조간부터 배달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앙톨양(냥이)에게 우리가 집을 비운 동안, 그리고 현아네가 동탄에 데려가기 전까지 집을 잘 지키도록 부탁. 도로에 나가 택시를 찾아보니 역시나 지나가는 차량이 보이지 않는다. 콜을 부르니 바로 답이 오는데 우리 아파트 뒷동에 거주하는 개인택시 기사분이 에어컨을 빵빵하게 틀고 입구를 나선다. 말하자면 우리가 개시 손님이자 마수걸이(하루의 장사에서 또는 장사를 시작하여 맨 처음으로 물건을 파는 일. 또는 그것으로 인한 소득.). 낮시간에는 5,500원이면 충분한데 새벽 할증요금인지 6,120원이 미터기에 나타난다. 이런! 잔 돈이 있는가 말이다. 지갑에서 꺼내서 호주머니에 넣고 있던 6,000원이 전부인데.. 다행히 동네 분이라 그랬는지 마수걸이에 시간이 소비되지 않아서 그랬는지 기사님이 통 크게도 120원을 깎아준다.
여행에는 Back Pack 스타일과 Package(여행사에서 일정 및 교통편, 숙식, 비용 등을 미리 정한 뒤, 여행자를 모집하여 여행사의 주관하에 행하여지는 단체 여행) 스타일이 있는데 나는 여러 가지 사항(이동 편, 숙소, 식당)을 고려하여 패키지를 선호하는바 이번에도 그동안의 방법을 다시 사용.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 여행에는 약국 처남 내외와 처음부터 동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짰다는 것. 이 팀도 우리 못지않게 (상록이네와 일정을 맞추는 게 기간이 길다 보니 쉬운 일이 아니다.) 병원과 일정을 조정해야 하는지라 상당히 수고를 한 모양.
다행히 사람 좋은 의사께서 이번 기회에 본인도 휴가를 가보겠노라 협조를 해주었단다. 우리가 가끔 전화로 처방을 부탁하는 사이인데 일본 여자분과 결혼을 하고 나서 자주 처가를 방문하지 않은 모양. 이번에 다녀오세요.
인천공항 도착 몇 분 전에 여행사 직원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만남의 장소가 N 카운터로 되어있는데 그곳이 탑승 게이트와 멀어서 가까운 곳으로 옮기겠다는 것. A 카운터 Lotte 여행사 옆으로 오란다. 해당 여행사 창구에 아무도 없다. 계속 안쪽으로 들어가니 우리가 의뢰한 여행사 팻말이 보이는데 아무도 없다. 약속 시간인 30분이 거의 되어가는 차에 남자 하나가 등장, 물어보니 자기는 스위스 담당이라고... 시간이 거의 되어도 낯바닥이 보이지 않아 조금 전 걸려 왔던 전화로 통화를 시도하니 여자분이 받는데 어디 어디로 오란다. 가서 보니 우리가 지나쳐 온 롯데 관광 코너이다. 자기는 조금 전부터 나와 있었단다. 그러면서 우리 보고 왜 그냥 지나갔냐고... 맞고 싶은 거니? 팻말이라도 붙여놓고 있던지 ‘00 여행사’라고 소리를 지르고 있든지 겉옷에 해당 여행사 표시라도 붙이고 있든지... 네가 누군지 우리가 어떻게 알겠느냐고 이 멍청한 여자야... 우리가 이 지점을 지날 때는 여기에 아무도 있지 않았단 말이야. 알아듣겠니?
9시 50분 탑승. 기장 정 0태. 10시 25분 출발인데 중국 상공에 Heavy Traffic 현상이 나타나 20분 정도 Delay가 되겠다는 안내 방송이 나온다.
11시 정각 이륙. 준서 앞자리 승객넘이 아무 양해도 구하지 않고 좌석을 뒤로 확 제친다. 처음에 제공된 좌석이 상당히 뒤쪽으로 배치가 되어있던 것을 인터넷 아시아나 항공 사이트에 들어가서 몇 자리 앞쪽으로 바꾸어 놓았는데 고양이 피하려다 똥 밟은 꼴이 되어버렸네 그랴. 하여튼 나름 정중하게 ‘뒷자리가 너무 좁아져 불편하니 조금만 당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했더니 요넘이 지나가는 스튜어디스를 부르더니 ‘의자를 뒤로 밀치면 안 되는 겁니까?’ 하고 우리 들으라는 듯이 묻는 것 아닌가?
물론 된단다. 돼지 넘아! 당연 스튜어디스는 ‘됩니다.’라고 이야기를 했고 당연한 결과로 좌석을 뒤로 젖히고 나서 운항 내내 옆자리 각시하고 떠들어 댄다. 우리 좌석 근처에 있는 것으로 보아 경험칙상 우리 일행일 수도 있어서 나중에 얼굴 붉힐 경우를 없애기 위해 다시 언급하지는 않고 입을 닫았다. 뒷이야기이지만 정말로 부부와 아들 녀석 포함 셋이 우리 일행이었고 같이 다니게 되었다. 물론 내 성격상 그들과는 아침, 저녁, 식당에서 한 마디도 안 하고 지냈다는 말씸. 나 못 됐지??
통로 옆으로 좌석을 옮겨놓기는 했어도 역시나 좁은 좌석에서 11시간을 버텨내기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어머니께서 호주 여행을 다녀오시고 나서 약간 신체에 이상이 온 것을 보면 장거리 좁은 좌석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알 수 있겠다. 어머니 성격에 이동 간 거의 움직이지 않으셨을 것이고 당연한 결과로 하지 정맥에 이상이 오지 않으셨을까 짐작해 본다. 10시 20분 (현지 4시 20분) 도착. 11시간 20분 비행.
우리가 도착한 이스탄불 공항은 2022년 현재 유럽에서 가장 이용객이 많은 공항이다. 또한 관광대국인 튀르키예의 특성과 터키 항공의 엄청난 규모 덕분에 취항지와 국가 수도 굉장히 많은데, FR24 통계에 의하면 2023년 현재 그 유명한 파리 샤를 드골 국제공항이나 런던 히드로 공항, 두바이 국제공항보다 직항으로 갈 수 있는 국가 수가 많단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하마스 지도자 하니예가 사망을 했고 그에 따른 시위가 발생하여 오늘 일정에 들어있는 그랜드 바자르 관광, 피에롯티 언덕 케이블카 탑승, 야경 투어를 뒤로 미루고 호텔로 직행. 귀국하기 전에 실시하는 걸로 하고 첫날 일정 마무리. 6시간 늘어진 하루.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