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 가장 어두운 밤에 뜬 별

by 현상

지구에서 아주 먼 은하 어딘가에 세 개의 별이 있었다.

각기 다른 법을 따르고, 다른 신을 섬기며, 다른 전설을 꿈꾸었다.

별들은 흩어져 있는 채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채 오랜 세월을 갈라서 있었다.

세별에는 함께 전설이 내려오고 있는데 그 오래된 전설에서는 그 세 개의 별을 지배했던 제국이 있었다고 전해졌다. 그 제국의 이름은 갈릴로스이고 별문자를 썼다고 알려져 있었다.

어딘가 그 후손이 살고 있고 그 후손의 자손이 언젠가 다시 세별을 통일한다는 것도 사람들의 입을 통해 내려오고 있었다.

하지만 그 이야기에 대해서는 그냥 이야기만 할 뿐 어느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았다.


세 개의 별 중 가장 큰 별은 문명의 별이다.

가장 크고 찬란한 별로 노바르라고 불린다.

이곳에는 오랜 전통과 풍요를 자랑하는 제국이 존재한다.

기술과 마법이 융합된 고도의 문명이 발달하여, 사람들은 지식과 예술을 숭상하며 살아가고 있다.

두 번째 별은 힘의 별이다.


중간 크기의 별.

세르카로 알려져 있으며, 전쟁과 무력을 중시하는 군사 중심의 국가들이 이곳을 지배한다.

다양한 종족과 용병들이 활동하였고, 전쟁이 끊이지 않았으며, 강한 자만이 살아남는 세계이다.

통일 왕조는 몇십 년을 버티지 못했으며, 분열과 통합이 반복되었다.

오래된 전쟁으로 별은 점차 피폐해졌다.


그리고 마지막, 가장 작고 가난한 별이 있다.

이름은 에일런.

자원이 부족한 이곳에는 분열된 다섯 개의 왕국이 서로 다투며 살았으나 큰 전쟁은 없었다.

오래전 사라진 언어로 노래를 부르며, 세상에 잊혀진 채로 살아가는 하이델 마을도 이 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이야기는 그곳에서 시작된다.


한 소년이 있었. 이름은 아직 크지 않았고, 세상은 그가 존재하는 줄도 몰랐다.

그는 부모와 함께 살았고, 부모는 먼 옛날의 별 문자를 연구했다.

별이 깃든 문양을 쓴 조각들, 어딘가로 이어진 낡은 이야기의 조각들. 소년은 그것들을 더듬으며 세상이 어떤 곳인지 조금씩 배워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불이 왔다.

이유는 몰랐다. 다만 전쟁도 아니었고, 원한도 아니었다.

무언가 두려워한 자들이 약한 자들이 살고있는 한 마을을 지워버리는 날이었다.

한밤중, 소년은 탄내에 눈을 떴고, 눈앞에 붉은 하늘과 검은 그림자, 그리고 무너지는 아버지의 어깨가 있었다.

지하에 숨기며, 어머니는 마지막으로 목에 걸린 펜던트를 풀어 그의 손에 쥐여주었다. 금빛으로 빛나는 금속, 중앙엔 별의 문양이 새겨져 있었다.


그날 밤, 아이는 모든 것을 잃었고, 처음으로 마을을 벗어나 어딘가를 향해 떠났다.

그 누구도 환영하지 않는 바람 부는 길 위로.

그것이 새로운 전설의 시작이 될지 아무도 몰랐다.

훗날 사람들은 하나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다.

‘라크.’

무너진 마을에서 떠난 그 아이는, 흩어진 에일런을 통합하고 세 개의 별을 하나로 잇는 토대를 만들게 된다.

그리고, 그 이야기의 시작은 언제나 이 말로 시작된다.


가장 어두운 밤에 뜬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