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생

애도

by 제환

*해악한 묘사와 깊은 감정이 나오는 글입니다. 감정적으로 민감한 분들은 주의해주세요.



꼬리 먹힌 쥐가 달려오는 지하철 아래로 떨어졌다.

누구도 쥐를 애도해주지 않는다. 쥐는 그렇게 사라질 뿐이다.



죽음 뒤에는 무엇이 있는가.

우리는 탄생과 배출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다.

(이제야 말하지만 그 제목이 소멸이라는 건 다소 모순적이었다)


당연히 그 반대인

죽음과 소멸에 대한 이야기도 있어야

이치에 맞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이 글의 제목은

탄생이 될까.



토해내듯

바닥에 버려진 감정들은

썩은 내를 풍긴다.


형체조차 알아볼 수 없는 덩어리는

심장의 모양을 닮았다.


천천히 빚어 만든 심장에

향을 꽂고 빈다.


나는 다음에 돌로 태어날래.


그리 말하면 다음 질문을 한다.

그러면 깨지거나 깎여 아플 텐데?


그럼 나는 뭐가 되길 빌어야 하나.

그들은 알려주지 않는다.

나는 태어나는 것도 선택받아 마땅한 몸이 되었다.



질겅질겅.

고기 씹어먹는 모습을 보며

눈물을 터트렸다.


으깨지고 다져지고

짓씹히고 밀려나고 뜯어지고


그럼에도 여전히 반복되는 넌

무엇을 위해 존재했니.



기름때가 묻어 번들거리는 입술.

으깨진 것이 틈새에 끼는 치아.


잔여물이 남은 혀는

온통 너로 가득하다.


웃는 입이 역하다.



나뭇가지처럼

길게 돋아난 손가락과

무의미하게 이어지는 긴 팔은


사뭇 나뭇가지 같단 생각을 하였다.



오색천을 걸어두고

나는 슬픔의 춤을 췄다.


사람들은 옆에서

꽹과리와 북을 치고,

음식을 올린다.


꼭 그 모습이 서당나무와 닮아

나는 번개로 죗값을 달리하였다.



새카맣게 어둡게 탄 내가 쓰러지면

사람들은 달려와

축복이라며 내 손을 꺾는다.


나뭇가지를 꺾는다.


문득

꼬리 먹힌 쥐가 떠오른 순간이었다.


누구도 애도하지 않는

낮과 밤이다.



늘어지는 가죽처럼

온몸이 땅에 끌려 집에 도착하면,

어느 곳에도 빛이 없다.


나는 익숙하게 램프를 켜고,

늘어진 그림자와

탄내 나는 낡은 덩어리를 꿰맨다.


숨을 참아 축축해진 손으로,

이형을 함께 꿰매며

다시 눈물을 터트렸다.



나는 다음 생에는 돌로 태어날래.


3평짜리 작은 방.

가냘프게 비추던 램프가 꺼질 때까지

누구도 대답하지 않는다.


그림자는 말이 없다.


마침내 나는

몸을 둥글게 말아

거대한 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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