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여행을 즐기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2023년 5월 1주 감사일기
2023년 한 해 동안 감사하는 삶을 실천하기 위해, 매주 1개씩 감사일기를 써보려고 합니다. (18/52)
이번 연휴에는 가족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경주와 부산을 여행했다.
첫째 날에는 경주에 들렀다. 경주는 고등학교 때 수학여행으로 다녀온 후로는 아마 거의 처음 방문하지 않나 싶다. 경주의 주요 유적지인 천마총, 첨성대, 불국사, 설국암 그리고 최근 새롭게 단장했다는 황리단길까지 구경하고 돌아왔다.
둘째 날에는 부산으로 이동해서 그간 가보지 않았었던 새로운 곳들에 가보았다. 서면에 있는 전포동 카페거리, 부산에서 유명하다는 이재모 피자, 광안리 핫플로 유명해진 '민락 더 마켓'이란 곳까지 둘러보았다.
그리고 마지막 날에는 구순이 훌쩍 넘으신 할머니를 찾아뵈었다. 다행히도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하신 모습에 안심이 되었다.
부산의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택시를 몇 번 탔었는데, 정말 인터넷에서 썰로만 봤던 부산 택시의 모습을 직접 체험했다. 기사님들은 빗길에서도 전력질주를 하시는가 하면, 금목걸이와 금팔지를 착용하고, 옷 바깥으로 문신이 슬쩍 보이는 팔로 거칠고 위협적인 운전솜씨를 보여주셨다. 평소에 차멀미를 하지 않던 내가 차멀미가 날 정도였다.
어린이날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떠난 가족 여행이었다. 마지막 날 아들이 감기몸살로 골골대는 바람에 못내 신경이 쓰이긴 했지만, 대체로 안전하고 즐거웠던 여행이었다.
가족을 꾸리게 되니, 가장으로서의 무게와 남편, 아버지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몸과 마음의 안정, 그리고 가족의 안전이 더욱 절실해진다. 또 한편에서는 이를 잘 지켜내기 위한 불안과 두려움도 공존한다. 지금의 나는 20~30대의 자신감 넘쳤던 모습이 아닌, 하루하루의 삶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고 있는 40대의 나이기에.
인간에게 있어, 죽음의 경험은 영원한 타자(他者)일 수밖에 없다. 죽음의 의미는 죽어봐야 알 수 있게 되므로. 아마 부모가 된다는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부모가 되지 않으면 결코 알 수 없는 것들이 분명 있다. 부모가 되어야 부모의 마음을 더욱 절실하게 알게 된다.
조금 있으면 어버이날이다. 구순이 넘은 할머니를 찾아뵈며, 그리고 가족과 여행을 하며, 죽음과 가족, 안전한 가족을 꾸린다는 의미를 다시 생각했다. 아버지가 되기 전에 느꼈던 어버이날의 감정과 그 이후의 감정이 사뭇 다름도 깨달았다.
내가 커다란 사람으로 생각했던 아버지는 지금 이 세상에 계시지 않는다. 그래서 아버지와의 추억을 되새기며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없어 아쉽다. 이젠 미루어 짐작할 수밖에 없지만, 내 나이 때의 아버지의 고민과 책임감은 무엇이었을지 다시금 생각해 본다.
그리고 안전한 여행을 즐길 수 있었던 이번 한 주의 시간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