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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May 14. 2024

신용평가, 오해와 진실

개인 신용평점에 대한 오해 + 신용평점 관리 팁

※ 개인 신용평점에 대해  오해하기 쉬운 내용들을 말씀드리고, 각각의 오해에 대한 진실과 함께 신용평점 관리를 위한 유용한 팁들을 함께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1. 신용평점이 900점 이상이면, 무조건 대출받을 수 있는 건가요?


최근 몇 년 사이, 시중은행의 모바일 뱅킹 서비스나 핀테크 기업들에서 출시한  을 통해 손쉽게 나의 신용평점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예전에 비해, 본인의 신용평점을 알고, 관리하고자 하는 금융소비자들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신용평점 수치가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1,000점 만점 기준의 신용평점에서 본인의 신용평점이 900점 이상이라면 과연 우량한 금융소비자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어느 은행에서든 무조건 대출받을 수 있는 사람일까요?


2022년 말 기준의 NICE평가정보 통계 자료를 살펴보면, 전체 신용평가 대상자 중 900점 이상인 개인은 전체의 약 45%를 차지합니다. 또한 800점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누적 개인 비중은 약 70%로 나타납니다. 2023년 말 기준의 KCB 통계 자료를 통해 보아도 마찬가지입니다. 900점 이상 개인은 전체의 약 43%, 800점 이상으로 범위를 확대하면 누적 개인 비중은  57% 나타납니다.

https://www.niceinfo.co.kr/creditrating/cb_score_3.nice (NICE평가정보)
https://www.allcredit.co.kr/down/KCB_Credit_Evaluation_System.pdf (KCB)


위의 내용을 보면, 우리나라 전 국민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개인 신용평가의 대상 거의 절반 가량이 1,000점 만점 중 900점 이상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  신용평점만으로는 제대로 된 대출 심사가 어렵다는 사실을 시사합니. 즉, 신용평가의 변별력을 의심해 볼 수 있을 정도의 신용평점 인플레이션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은행에서 대출을 직접 신청해 본다면, 그동안 여러 채널을 통해 확인했던 나의 신용평점이 실질적인 의미가 없는 수치라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이유는 바로 우리가 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신용평점과 실제 은행에서 대출 심사에 활용하는 신용평점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가 여러 모바일 앱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신용평점은 개인 CB사의 신용평가모형(CB 모형)에서 산출된 결과를 제공하는 '공시용' 신용평점입니다. 신용평점 전 국민의 신용도를 평가하여 그중 나의 상대적 위치를 확인하는 용도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실제 본인의 대출 승인 여부와는 직접적인 관련성이 크지 않습니다.


반면, 실제 대출 심사에서 활용되는 신용평점은 은행 에서 자체 평가하는 내부 신용평가모형(CSS)의 결괏값입니다. 공시용 신용평점과는 평가항목도 다르고 당연히 결괏값도 다르게 산출됩니다.


따라서 여러 앱으로 확인했던 내 신용평점이 900점이 넘는다고 하여, 무조건 내 신용도가 우량하다고 착각하거나 어느 은행에서든 무조건 대출받을 수 있다고 오해하지 말아야 합니다.


대출을 신청할 때, 금리나 한도 측면에서 좀 더 유리한 조건을 찾고자 한다면, 반드시 평소에 자주 금융거래를 했었던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을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주거래 은행에서 대출을 진행하게 되면, 본인의 여신 금융거래 내역 외에도 예금, 적금 등의 수신 금융거래 내역이 많이 축적되어 있기 때문에 해당 은행의 신용평가모형(CSS)에 이 정보들을 반영하여 좀 더 유리한 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 


따라서 평소에 주거래 은행을 지정하여 금융거래를 집중하여 거래 실적을 관리하고, 여신 금융거래가 필요할 때는 주거래 은행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지혜로운 금융생활을 하는 방법일 것입니다.



2. 부자는 모두 신용평점이 높을까요?


건물주이거나 현금 자산이 많은 부자는 모두 신용평점이 만점일까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보자면, 부자라면 당연히 신용도가 좋고 대출상환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신용평점도 당연히 높을 것이라 여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자산이 많고 소득이 높다 하더라도, 신용평점이 무조건 높다고는 볼 수는 없습니다. 그것은 신용평가모형의 기본 목적이 채무상환 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이기 때문에, 신용평점 산출 시 활용되는 평가항목의 대부분이 주로 대출이나 연체 등과 같은 '여신 거래 데이터' 위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소득이 높고 자산을 많이 보유한 부자라 할지라도 대출이나 신용카드 거래와 같은 금융거래 이력이 거의 없거나 연체, 보증 불이행 등의 건전하지 않은 금융거래가 있다면 신용평점은 높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용평점을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아무리 부자라 할지라도) 건전한 금융거래 실적을 꾸준히 쌓아나가야 합니다. 대출상환 이력이나 일정 수준의 체크카드 및 신용카드 사용실적 등의 금융거래 이력이 존재하고, 이러한 데이터가 일정 기간 축적되어야 신용평점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만, 여신 거래 데이터만 반영하는 개인 CB사의 신용평점과는 달리, 자체 신용평가모형(CSS)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 등의 금융회사의 경우에는 차주 개인의 직장, 직업, 소득, 보유 자산 등을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해당 금융회사에 제출하면 신용평가모형(CSS)에 그 정보가 반영되어 신용평점을 올릴 수 있습니다.


또한 신용평점은 담보 대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담보 대출은 차주가 해당 채무를 상환하지 않더라도 담보물(아파트나 주택, 건물 등의 자산)을 처분하여 채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실을 메꿀 수 있기 때문에, 개인의 신용도에 대한 고려는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3. 연체를 갚으면, 내 신용평점이 금방 회복될 수 있나요?


대출 실행 후, 연체가 발생하게 되 건전한 신용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개인의 연체 이력을 일정 기간 보유하고 개인 CB사와 금융회사에도 공유하여 신용평가에 활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연체는 연체 경과일에 따라 3개월 미만의 '단기 연체'와 3개월 이상의 '장기 연체'로 구분합니다.


먼저 단기 연체의 경우는 연체 시, 개인 CB사에 연체 정보가 등록되는데, 30만 원 & 30일 이상 연체하게 되면, 전 금융회사에 해당 정보가 공유되고, 연체 상환 이후에도 연체 이력이 3년간 신용평가에 반영됩니다.

단기 연체는 최근 5년간 연체 건수가 2건 이상인 경우에만 연체 이력이 3년간 신용평가에 반영되고, 연체 건수가 1건인 경우에는 연체 이력이 1년간 신용평가에 반영됩니다.


3개월 이상(90일 이상) 장기 연체는 사실상 부채를 갚지 않은 상태, 즉 '채무상환 불이행'으로 판단하는데, 50만 원 & 3개월 이상 연체 시, 한국신용정보원에 연체 정보가 등록되고, 개인 CB사와 전 금융회사에 해당 정보가 공유되며, 연체 상환 이후에도 연체 이력이 5년간 신용평가에 반영됩니다.


즉, 연체가 이루어지면 신용평가 시 큰 폭의 신용평점 하락과 함께 이에 따른 불이익을 받게 됩니다. 또한 연체를 갚는다고 하여 신용평점이 바로 회복되지 않고 연체 상환 이후에도 최소 3~5년 간 연체 이력이 유지되어 해당 기간 동안은 신용평가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따라서 계획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생활화하여 소액이라도 절대 연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다수의 연체 건이 있는 경우에는 가장 오래된 연체 건부터 상환하여 연체 이력으로 인한 신용평점 상의 불이익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4. 왜 내 신용평점은 CB사마다 다른가요?


내 신용도는 분명 일정한데, 평가하는 회사에 따라 신용평점이 서로 다른 걸까요? 그것은 CB사별로 신용평가를 위해 수집하는 데이터의 범위와 보유량, 반영하는 평가항목과 각 평가항목별 비중, 평가 기준 등이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동일인이라 할지라도 CB사에 따라 신용평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양대 개인 CB사인 NICE평가정보와 KCB의 신용평가모형을 비교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각 CB사에서는 실제 신용평가에 활용되는 항목에 대해 세부적으로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홈페이지에 공시된 자료에 표기된 정보 영역별 비중을 통해 일부 내용을 엿볼 수 있습니다.


평가항목별 활용비중(NICE vs. KCB)


NICE평가정보 평가 시, 상환이력과 부채 수준, 신용거래 기간에 대해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두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면, KCB는 대출 형태나 신용카드 이용 패턴과 같은 신용형태 항목에 좀 더 높은 비중을 두고 있습니다.


이 외에도 1,000점 만점의 체계에서 기본 점수를 몇 점으로 정하는지, 연체 이력이 있는 차주와 정상 차주의 점수 구간은 어떻게 부여하는지 등에 대한 CB사별 정책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신용평점은 CB사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이해해 두시는 것이 좋습니다.



5. 신용정보 조회 횟수나 공과금, 세금, 통신료 납부 여부도 신용평가에 반영되나요?


본인의 신용정보여러 번 조회하면 신용점수가 내려간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과거 몇 년 전에는 이 말이 맞았습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FICO 신용평가모형의 경우에도 신용조회 횟수가 전체 평가항목 비중의 10%를 차지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2011년 10월부터 신용정보 조회 이력을 평가에 반영하는 것이 금지되었기 때문에 이 내용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히려 본인의 신용정보 조회를 자주 해보고 관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2020년 8월, 신용정보법이 개정되면서, 본인의 신용정보에 오류가 있으면 정정청구 절차를 진행(정정 청구권)할 수 있고 개인이 본인의 신용평점 결과에 대한 설명과 이의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도 보장(자동화평가 결과에 대한 설명 요구권, 이의제기권)되었기 때문에 자주 조회를 해보고 잘못된 정보가 있는 경우 정당한 권리를 행사해야 합니다.


공과금, 세금, 통신료 등금융거래와 관련된 채무가 아니므로 신용평점과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공과금 납부를 연체하거나 세금 체납, 휴대폰 할부대금 연체 등을 하게 되면 신용평점이 하락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하며, 6개월 이상 성실납부한 자료를 추가 제출하면 신용평점에 가점 혜택이 부여됩니다.


뿐만 아니라, 개인 간 채무 관계로 재판에서 패소하게 되는 경우, 확정판결 사실이 법원의 채무불이행자 명부에 등록되고 이는 다시 한국신용정보원의 신용도판단정보에 등록되기 때문에 해당 정보가 전 금융회사와 CB사에 공유되며 결국 본인의 신용평점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6. 기타 신용평점 관리


위의 5가지 외에도 추가적인 신용평점 관리 팁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먼저 대출받은 금융회사의 업권 유형에 따라 신용평점 변동 수준에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은행에 비해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대부업체 등을 통한 대출은 고금리 대출 상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상환 이자부담이 크고 이는 연체 가능성을 높이게 됩니다. 그리고 이것은 신용평점 하락의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여러 금융회사에 걸쳐 대출 금액과 건수가 과도하게 많은 다중채무자는 신용평점 하락 요인이 됩니다. 여러 곳에 다수의 대출 건을 보유한 차주의 경우, 신용관리 의식이 낮다고 보이고, 실제 금융거래 데이터로 확인했을 때도 성실상환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 확인되었기 때문입니다.


카드 이용실적의 경우에는 신용카드보다는 체크카드 실적이 많은 경우를 신용도가 우량한 차주로 판단하며, 신용카드는 연체 없이 사용한 기간이 길수록 신용평점 향상 효과가 발생하게 됩니다. (단, 신용카드 보유 개수는 신용평점과 무관합니다.)


또한 '신용카드 한도 대비 실제 이용실적'도 신용도를 판단하는 평가항목으로 사용됩니다. 그 이유는 한도를 꽉 채워서 사용하는 패턴을 보이면 여윳돈이 없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신용카드 한도는 최대한 높여 놓고 적정 수준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기 카드대출(현금서비스)나 카드론도 자주 사용하게 되면 신용평가에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과거의 데이터 패턴으로 결정되는 신용평가 항목과 세부 기준


현재 신용평가에서 활용되는 항목들과 세부 기준은 그간의 채무불이행 차주(소위 '불량 차주')의 특성을 데이터로 확인해 온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즉, 감이나 과거의 경험으로 항목과 기준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지 쌓여온 전 국민의 금융거래 데이터로 과거 채무불이행 차주의 금융거래 패턴을 분석하여 결정하고, 이와 유사한 패턴을 보이는 개인에 대해서는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다고 보아 신용평점에 불이익을 주는 형태로 진행되어 왔습니다.


때문에, 이러한 내용들을 감안하여 본인의 상환능력에 맞는 적정 수준의 부채를 관리하면서, 건전한 신용거래 이력을 쌓아간다면 본인의 신용도를 유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본 내용은 금융감독원, 신용정보협회, 한국신용정보원, NICE평가정보, KCB 등의 공개된 자료를 참고하고, 실무에서 알게 된 일부 내용을 반영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슬기로운 금융생활을 위한 신용평가 활용법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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