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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Choi Mar 21. 2024

사실은 어른인 척 애쓰는 아기일 뿐

'진정한 어른'으로 거듭나기 위해

우리는 한때 작고 연약한 아이였었. 그때만 해도 세상은 아주 넓고 신비로웠으며, 모든 것이 새로웠기에 호기심도 가득했을 것이다. 어린아이는 이성적인 판단력은 없는 대신, 선입견 없이 세상을 받아들일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을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는 점점 더 무언가를 배우고 경험하며 성장했다. 그리고 이와 동시에 어린 시절의 순수함과 호기심은 사라져 갔다.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점차 경직되어 고, 변화무쌍한 것들에는 예민하고 불편해지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동안은 어른의 모습으로 합리성과 이성을 말하고, 이것에 기대어 많은 것을 이뤄냈을 것이다. 어린 시절에는 어른이 되면 하고 싶은 것들이 참 많았고, 그래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기도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주변을 돌아보니 스스로를 어른으로 생각하사람들이 꽤나 많아졌음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어른인 척하며 살아가는 겉모습과 달리, 각자의 내면은 여전히 어린아이에 불과할 뿐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그리고 내면 속 아이의 모습은 호기심과 순수함, 열정을 가진 순수한 모습인 경우도 있지만, 유치하고 철없는 모습일 때도 있다.


내면에 간직하고 있는 각자의 어린아이를 어떻게 다룰 것이냐는 중요한 문제다. 겉모습은 어른의 그것이지만 내 안에 있던 어린아이가 유치한 질투를 하는 경우도 있고, 불필요하게 화를 내는 경우도 있으며, 과도하게 떼를 쓰거나 상대방에 대해 배려 없이 행동하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에.




어른의 모습으로  수많은 의사결정들도 실은 내면의 아이가 시켜서 하게 되는 것들이 다.


나 역시도 얼마 전 와이프에게 크게 화를 낸 적이 있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나 내가 화를 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더니, 나의 말과 행동을 와이프에게 존중받고, 인정받고 싶었던 어린아이의 모습이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감추려 했던 내면의 아이가 가족에게는 더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다.


회사에서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목격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본인의 열등감을 이상한 방식으로 해소하려 한다거나 이성적으로는 이해되지 않는 방식인데도 무작정 해달라고 떼를 쓰고 화를 내는 경우 등이 바로 그런 것이다. 그래서 그런 행동들이 간혹 눈에 띄면 "저 나이 먹고..." 라는 말이 나도 모르게 나오기도 한다.


그런 모습들을 지켜볼 때, 사실 우리 모두는 '어른인 척 애쓰는 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면 조금 이해가 되는 부분이 . 그래서 철없고 한심한 내면의 아이가 밖으로 드러나지 않도록, 되도록이면 어른답게 행동해야 하고 더 성숙해지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30~40대만 되어도 자기 자신을 어른으로 여기곤 한다. 하지만 더 나이가 든다 해도 어른이란 건 과연 무엇인지 확신하지 못할 때가 많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회는 어른이 되어야 함을 강요한다. 그래서 우리는 책임을 져야 하고, 선택을 해야 하며, 성숙해져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안에는 어린아이로서의 욕망이 살아 숨 쉬고 있다. 그래서 어른이 되기 위한 노력은 끝나지 않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유치한 내면의 아이를 버려서도 안된다. 새로운 경험에 호기심을 갖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며, 세상을 순수한 눈으로 보는 내면의 아이를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어른이 되어도 세상을 어린아이의 눈으로 바라본다면, 삶은 분명 더욱 행복하고 가치 있게 펼쳐질 것이다. 그래서 우리 모두는 결국 '어른인 척 애쓰는 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자질을 소중히 간직해야 한다.




그러므로 어른의 이성을 갖추면서도 동시에 아기처럼 호기심 가득한 마음을 간직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래야만 우리는 비로소 진정으로 행복하고 가치 있는 인생을 살아가며 삶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어른으로서의 성숙한 모습을 가꾸는 동시에 아이의 순수함을 간직할 수 있는 균형과 자각이 있어야 하는 이유다. 그리고 그런 노력들이 우리를 '진정한 어른'이 되는 길로 이끌어줄 것임이 분명하다.


얼마 전, 동아일보에서 최인아 님의 칼럼을 읽었다. 어른은 무엇으로 성장하는 것인가? 그리고 진정한 어른으로서의 모습을 찾기 위해서는 과연 어떤 기회를 잡아야 하는가.


"어릴 때는 몸이 자라고 키가 크면서 성장한다. 어려운 과목을 배우고 상급 학교에 진학하면서 성장한다. 돌아보시라. 어른이 된 당신은 언제 성장한 것 같은가? 도전, 실패, 극복, 성취, 열정, 좌절, 숙련, 노하우, 책임, 갈등, 팀워크, 리더십…. 이런 걸 맛보면서 자란 것 같지 않나? 이것들은 다 어디에 있나? 놀랍게도 이 모두가 일에 들어 있다. 일이란 생계를 해결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소중한 성장의 기회임에 틀림없다."



일터에서 어른으로서의 성장 기회를 찾으라는 조언이 인상 깊었다. 이 분의 말씀처럼, 일터와 본인의 삶 속에서 성장의 기회를 찾아 도전, 극복, 성취해 가며 '진정한 어른'에 가까워지기 위해 노력해 보는 것이 어떨까.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내면 속 어린아이의 유치함에서 자유로워지며 진정 삶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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