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관리된 콤플렉스
한 사람의 결과 질감을 결정하는 그것
by Ryan Choi Sep 11. 2024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다양한 인간 군상들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이해가 안 되는 행동을 한다거나 충동적인 행동을 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며 그 사람의 콤플렉스가 무엇인지 알게 될 때가 있었다.
소위 '발작버튼'이 눌려지는 경우가 바로 그것인데, 대부분의 경우에는 그 사람이 가진 트라우마를 건드린다거나 열등감을 자극했다거나 감추고 싶은 약점이 드러났을 때 바로 그런 민낯이 드러났었다.
그러던 중 어느 블로그에서 TV 프로그램의 한 장면을 캡처한 사진을 보게 되었고, 김이나 작사가의 "한 사람의 결이나 질감은 잘 관리된 콤플렉스에서 비롯된다."라는 말에 큰 공감을 하게 되었다.
JTBC <방구석 1열> 중 한 장면
누가 봐도 부러울 조건을 가졌던 어떤 사람은 본인보다 조금 더 잘난 형에게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은 분명 학문적 성취가 많았음에도 세계 석학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열등감에 시달리고 있었다.
누구나 자신만의 콤플렉스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객관적으로 못난 사람이든 잘난 사람이든 마찬가지다. 신체조건, 형제자매, 가정환경, 재산, 학벌 등 콤플렉스의 이유와 종류도 너무나 다양하다.
얼마 전, 초등학생 아들의 친구들이 집에 놀러 왔길래 즐겁게 노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준 적이 있었다. 그리고 바로 그 사진을 찍는 순간, 한 명이 까치발을 드며 자신의 작은 키를 감추려 하는 모습을 보게 됐다.
어린 저 나이 때부터 이미 '키'라는 콤플렉스를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기도 하고, 귀여워서 헛웃음이 나기도 했다. 앞으로 키가 쑥쑥 자라 어른이 되어 콤플렉스에 시달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었다.
성인 한 사람의 결과 질감은 이러한 콤플렉스들을 어떻게 잘 관리하며 살아가는지로 결정된다. 성숙한 사람은 콤플렉스를 잘 관리하여 결과 질감이 부드러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은 거칠 수밖에 없다.
위기나 갈등 상황에서 드러나는 좋은 인격과 행동 역시, 잘 관리된 열등감이나 약점이 투영된 결과라 볼 수 있다. 그때 만약 낯설고 거친 면모가 발견된다면 그것은 그 사람의 가장 약한 부분일 수 있는 것이다.
나 또한 나만의 약한 고리가 분명 있다. 내색하지 않으려 하지만 아마 나도 모르게 그런 부분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런 콤플렉스를 완전히 없애기 어렵다면 잘 보듬어 관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 모두는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며, 각자의 콤플렉스와 함께 살아간다. 그리고 그 콤플렉스의 관리는 불완전함을 부정하거나 숨기는 것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또한 콤플렉스를 잘 관리한다면 나를 성장시키는 것은 물론, 타인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나를 이해한다면, 그것을 바탕으로 남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될 테니.
서로의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자신의 콤플렉스를 잘 관리하여 긍정적인 에너지로 승화시킬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성숙한 어른의 모습이 아니겠는가.
결국 우리 모두가 가진 콤플렉스는 잘만 관리한다면, 우리를 약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내면을 더 깊이 있게 하고 공감능력 있는 인간으로 만드는 소중한 자산이 될 수 있다.
잘 관리된 콤플렉스를 가지지 못한 여러 인간 군상들을 측은하고 따뜻하게 바라보며,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되짚어본다. 그리고 부드러운 결과 질감을 가지는 인간이 되어보자고 다시 한번 다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