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장에 손님이 없다.
최저 매출을 기록한다고 상인마다 울상이다.
목요일 오전은 서귀포 도서관에서 독서모임을 하는 날이다.
‘책머들 독서회’라는 작은 모임이다.
오늘 읽은 책은
나의 운명 사용설명서,
고미숙 박사의 책이다.
사주팔자 이야기를 넘어
삶을 바라보는 철학적인 내용이 많이 담겨 있다.
일곱 명이 모여
각자의 생각을 나누다 보니
내 생각도 조금씩 확장된다.
유대감이라는
조용한 행복도 느낀다.
요즘 읽고 있는 책
춤추는 인간,
김대호 저자의 책에서
메모한 문장도 떠올랐다.
천국은
너도 아닌 나도 아닌
너와 나의 관계에 있다.
타인은 지옥이라는 말도 있지만
행복은 결국
내가 필요로 하는 일을 하며
단순한 노동을 넘어설 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라는 생각도 한다.
가게로 돌아와
손님을 맞는다.
손님과 대화를 나누며
관계 속에서 생기는 작은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손님에게 정성을 다한다.
오늘 시장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지만
이상하게도
우리 가게 앞 공기는 따뜻했다.
밤 9시.
마감 시간이 가까워질 무렵
종업원이 나에게
엄지 척을 해준다.
조금 낯설었다.
단순히 고생했다는 의미라기보다
손님에게 정성을 다하는 모습이
좋아 보였던 것 같다.
칭찬을 받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스쳤다.
평소에는
정성이 부족한 모습도
다 보고 있었겠구나.
나는
친구나 윗사람에게 칭찬을 듣는 데는 익숙하지만
아랫사람(?)에게 받는 칭찬은
조금 낯설다.
묘한 감정이다.
잠시 생각한 뒤
마음을 정리한다.
기분 좋은 칭찬.
아니, 최고의 칭찬이다.
종업원의 그 엄지 척은
결국 한 문장에서 나온 것일지도 모른다.
손님에게 정성을 다한다.
竭诚待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