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습니다.

by 치킨 아저씨

저녁 9시, 편의점 사장님이 묻는다. “사장님, 오늘 장사 어때요?” “저희는 최저 매출 찍은 것 같아요.” “왼쪽 가게들도 오늘은 정말 장사가 안 되는 것 같아요.”

시장 골목이 조용하다. 사람보다 빈 공간이 더 눈에 들어오는 시간.

나는 선방했다. 어려운 날이지만 기본 매출은 넘겼다. 그래서인지 그 말을 듣는 순간, 묘하게 마음이 가벼워진다. 타인의 고단함에서 내 안도를 확인하는 이 못된 본능.


그럴 때가 있다.

그런데 지난주의 기억이 발목을 잡는다. 최저 매출 19만 원. 손님이 없어도 그렇게 없을 수가 없다.

평소 2만 2천 원짜리 닭강정을 팔지만, 그날은 5천 원어치만 사가는 손님도 절을 하고 싶을 만큼 귀했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다시 바닥을 찍을 것 같은 불안이 예고 없이 밀려온다. 사람은 늘 오지도 않은 미래를 먼저 두려워한다.

괜스레 직원이 못마땅해지고, 메뉴도 가게 위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마음에 들지 않는 것투성이다.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것은, 나의 불안을 잠재울 비겁한 핑계를 찾는 과정인지도 모른다.


그럴 때가 있다.

손님이 없는 날, 장사가 안 되는 날. 세상보다 내 마음이 먼저 셔터를 내리고 문을 닫으려 한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날이 훨씬 더 많다는 걸 알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나는 안다. 오늘 밤 이 불안의 터널을 지나고 나면, 내일 아침 나는 다시 익숙한 가게 앞에 서 있을 것이라는 걸. 그리고 다시 문을 열어 손님들을 맞이하리라는 것을.

다만 스스로에게 조용히 물어본다. “나는 내일 아침, 다시 흔들리는 마음을 고쳐 잡고 설레는 마음으로 손님들을 맞이할 수 있을까?”

장사는 결국 물건을 파는 일이 아니라, 흔들리는 마음을 매일 아침 다시 세우는 과정임을.


그럴 때가 있다.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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