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때가 있다
“사장님, 이거 식어도 맛있죠?”
이 질문을 들으면
나는 늘 말이 길어진다.
주문하려는 사람들,
주문 후 음식을 기다리는 사람들 사이로
익숙한 질문이 날아든다.
나는 친절을 가장한 고집을 부린다.
“따뜻하면 더 맛있어요.
갓 만든 게 최고거든요.”
정성껏 설명할수록
손님의 반응은
내 기대와 멀어진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그럴 때가 있다.
손님은 지금 당장 먹을 수 없는 형편이라
식어도 괜찮은지를 묻고 있었는데,
나는 따뜻할 때 먹어야 한다고
훈수를 두고 있었다.
손님은 안심하고 싶어 질문을 던졌는데,
나는 내 원칙을 증명하느라
손님의 형편을 지워버렸다.
나는 듣지 않았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말만 하고 있었다.
그럴 때가 있다.
장사는
손님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이다.
그런데 나는
내 마음이라는 밧줄을 던져
손님의 마음을
내 쪽으로 끌어오려 하고 있었다.
대답을 한 것이 아니라
나의 정답을 말하고 있었던 것이다.
방금 내뱉은
나의 긴 말이
조금 부끄러워지는 순간.
그럴 때가 있다.